유럽 4대 통신사, EU 의회에 망 이용대가 공정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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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4대 통신사인 도이체텔레콤과 오랑쥬, 텔리포니카, 보다폰이 유럽연합(EU) 의회에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인프라 비용분담 규칙을 마련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MWC 2022를 앞두고 망 이용대가 논란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의 망 이용대가 공정화 입법 논의가 중요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4대 통신사 최고경영자는 “방대한 데이터트래픽을 유발하는 영상 스트리밍, 인터넷, 게임기업은 점점 더 많은 인터넷 대역폭을 차지하고 있다”며 “인프라 유지비용을 비례적으로 분담해야 한다”며 관련 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4대 통신사 대표는 “EU 의회가 공정한 인프라 비용 분담 원칙이 EU 회원국 내에서 도입되도록 EU 차원의 규칙 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MWC 2022를 앞두고 이뤄진 전격적인 성명 발표는 글로벌 시장에 망 이용대가 공정화 이슈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풀이된다. 유럽 통신사는 20여년 이상 투자에도 요금인상이 규제에 묶인 채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망 이용대가라는 새로운 수익원이 없이는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유럽 4대 통신사에 따르면, 디지털 플랫폼은 네트워크의 모든 트래픽 중 70% 이상을 차지한다.

4대 통신사 대표는 “우리는 (망 이용대가 없이는) 매우 중요한 투자에 대해 실행 가능한 수익을 올릴 수 없으며 추가 기반 시설 개발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우리가 이 불균형한 상황을 해결하지 않으면 유럽은 다른 세계 지역에 뒤쳐져 궁극적으로 모든 소비자의 경험 품질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 4대 통신사의 성명이 인프라 유지 비용에 대한 한국의 논쟁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소송전에 이어, 국회의 망 이용계약 공정화법 논의가 세계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슈로 부상한데 따른 것이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