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 '품귀' 현상이 현실화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역대급 흥행으로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베트남 생산 차질과 반도체 등 핵심 부품 수급난이 겹치며 물량 공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인기 색상·모델은 제품 수령이 2개월 넘게 지연되는 가운데 국내에도 다음 달 중순께나 후속 물량 입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일부 이동통신사 대리점 등 유통망에 갤럭시S22 시리즈의 물량 공급 차질을 안내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주요 제조 거점인 베트남 공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제품 생산에 영향을 받고, 반도체 칩셋 수급 이슈가 지속되면서 계획된 일정 내 출하가 어려워졌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애초에 경북 구미와 베트남에서 생산한 갤럭시S22 시리즈를 국내 공급용 물량으로 배정했다. 특히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2 울트라의 베트남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전체 예약판매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갤럭시S22 울트라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베트남 현지 생산 차질에 특정 모델 쏠림 현상까지 겹치면서 공급부족(쇼티지)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 국내 유통망에서 기존에 접수한 물량은 일괄 취소하고 국내 생산 모델로 전환, 재주문을 접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3월 둘째주까지는 추가 납품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25일 갤럭시S22 시리즈가 정식으로 출시되더라도 각 유통망에서 관리하고 있는 소량의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다시 한번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보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 공급망 관리에 역량을 집중, 초반의 흥행 분위기를 이어 가기 위해 해외로 이전한 스마트폰 협력사의 생산라인 일부를 구미로 다시 들여왔다. 제조 원가 상승을 감수하면서라도 불확실성 최소화를 통해 생산 관리와 감독 수준 제고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22 시리즈는 지난 14일부터 8일간 진행된 예판 기간에 약 102만대가 판매됐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사상 가장 높은 숫자다. 22일에는 사전 개통량이 30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개통 첫 날 기록을 경신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