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금지법에도 상위 게임 모두 '인앱결제'채택...'외부결제의무화 우려'시각도

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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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강제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15일부터 시행됐지만 앱 마켓에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게임부문 매출 50개 게임 중 외부결제를 사용하는 게임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결제를 도입해 없는 이득이 앱 마켓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보다 낮은 탓이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입법 성과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인앱결제보다 외부결제가 강제되는 분위기가 형성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20일 구글, 애플 양대 마켓 매출 차트에 따르면 상위 50개 게임 모두가 이전대로 앱마켓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방통위 고시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은 개발사에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 국회는 이를 통해 창작자와 개발자 권리를 보호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주요 상위 게임 모두 외부결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법이 통과된 지난 9월 이후 도입할 시간이 충분했지만 외면당하는 것은 '해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매출 상위 게임은 편리한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앱 마켓 모듈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페이스ID나 암호 한번이면 등록한 카드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외부결제는 게임 외부로 나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한다. 앱 마켓을 통해 글로벌 진출이 편해진 것도 있다. 앱 마켓 이전에는 해외 서비스를 위해서 현지 대행사나 현지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진행해야 했다. 현지 통화환경, 카드 보급률 등을 고려해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와 일을 해야 했다. 앱 마켓은 이를 간략화한다. 현지 파트너가 필요없어 오히려 수익이 높다. 굳이 국내와 해외를 나눠 결제 시스템을 따로 구축할 이유가 없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인디게임도 마찬가지다. 앱 마켓을 유통 통로뿐 아니라 강력한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마케팅 예산이 제한적인 입장에서 앱 마켓이 제공하는 콘솔의 강력함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콘솔은 출시부터 업데이트, 관리 수익화에 이르기까지 앱마켓 플랫폼이 제공하는 개발자 지원 툴이다. 외부 솔루션을 구입해 사용할 여유가 없는 이들은 마켓 콘솔을 이용하는 것이 강력하고 편하다.

향후 외부결제를 도입하는 데도 적극적이지 않다. 자체 플랫폼을 갖춘 몇몇 업체만 긍정적으로 검토한다. 자체 플랫폼은 모바일, PC를 모두 지원한다. PC 결제 문제 때문이라도 PG 제휴가 필요하다. 사실상 법과 상관없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선택지가 늘어난건 긍정적이지만 수수료나 관리 측면, 그리고 이용자 편의에서 효과는 의문”이라며 “시장 움직임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업계는 향후 흘러갈 방향을 걱정한다. 인앱결제강제금지법으로 인한 외부결제 도입이 더딜 경우 입법 성과를 내기 위해 외부결제 도입을 권고하는 압박을 우려한다.

게임사 다른 관계자는 “을인 우리가 괜찮다는데 자꾸 상생 프레임을 잡아 외부결제 도입 분위기가 만들어질까봐 걱정”이라며 “외부결제 도입으로 얻는 혜택은 내부 리소스를 사용하는 데 비해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