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부품 표준화'를 추진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부품 공급망이 불안한 상황을 타개하고 제조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부품 표준화에 따라 협력사별 물량 조절 등 공급망 관리(SCM)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협력사에 호환성 높은 범용 부품 개발을 주문했다. 삼성은 지금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부품과 중저가폰 부품을 구분했다. 스마트폰 모델에 들어가는 부품이 제각각 달라 카메라 모듈도 수십가지였다. 호환성 확보 방안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중급 스마트폰을 가르는 핵심 부품을 제외하곤 대부분 공유하는 식이다.
코로나19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과 중국 전력난 등 복합 악재로 스마트폰 생산에 큰 차질을 빚었다. 지난해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부품 호환성 확대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SCM 가운데 한 곳에서 예기치 못한 공급 문제가 발생해도 빠르게 대체 부품을 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면 안정적인 공장 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생산단가도 낮출 수 있다. 부품 종류가 감소하면서 SCM도 단순해져 원가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부품 표준화'가 궁극적인 목표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부품을 생산해서 재고를 쌓는 리스크를 줄임으로써 생산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부품업계는 삼성의 전략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협력사별 양산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러 부품 제조사가 호환이 가능한 유사 부품을 동시에 생산하면 수율, 생산 단가 등으로 공급사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품사별 단가 인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생산 수율과 단가 경쟁력을 중심으로 협력사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한편 공급사도 물갈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표]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예상치 포함)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