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만났다...갈등 넘고 협치 확대될까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28일 청와대에서 만나면서 얼어붙은 정국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6시2분부터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해 만남을 가졌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청와대에 도착하자, 직접 녹지원을 가로질러 상춘재까지 안내했다. 녹지원 내 소나무와 매화꽃, 산수유 등을 둘러보며 대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특히 회동 장소인 상춘재의 현판을 가리키며 “항상 봄과 같이 국민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에는 주꾸미와 새조개, 전복 등 계절 해산물로 만든 냉채, 해송 잣죽, 한우갈비와 더운채소, 금태구이와 생절이, 진지, 봄나물비빔밥, 모시조개 섬초 된장국이 나왔다. 밑반찬으로는 배추김치와 오이소박이, 탕평채, 더덕구이, 후식으로는 과일과 수정과가 준비됐다. 회동이 오찬에서 만찬으로 변경됨에 따라 레드와인도 곁들여졌다.

대통령과 당선인이 국민통합 차원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두 손을 맞잡았다. 다만, 당선인 측과 정부여당이 주요 현안에서 실제 협력을 확대할지는 불확실하다.

당선인 측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5월 10일 새정부 출범을 위해 현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일부 정부부처와 민주당은 인수위 등을 '점령군'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반발한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정부조직 개편 반대는 물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갈등 수위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정부조직 개편 역시 172석 민주당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인 박지현 위원장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결정한 인수위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험로가 예상된다.

결국 현정부와 민주당 협조 없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은 반쪽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윤 당선인은 국민으로 하여금 민주당이나 현 정부가 '너무하다' '발목을 잡는다'고 할 정도로 추진 현안에 대해 국민 지지를 얻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면서 “집무실 이전부터 시작해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안을 밀어붙이다보면 정부 출범부터 큰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미디어해럴드 의뢰로 지난 21~25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3월4주차 주간 집계 결과, 윤 당선인이 '국정수행을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46.0%였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46.7%)보다 낮은 수치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선 지난 22일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 찬성이 33.1%, 반대가 58.1%였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