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D 디스플레이 '빛샘 현상' 해결…비용절감 효과 기대

경희대 디스플레이 중점연구소·나노소재원천기술 개발사업 성과

국내 연구진이 퀀텀닷(QD) 디스플레이 고질적 문제인 '청색 빛샘' 현상을 해결할 신기술을 개발했다. 동시에 광변환 효율을 끌어올려 높은 휘도를 구현하고 QD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단계도 줄일 수 있어 상용화 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메탈 옥사이드를 적색과 녹색 QD 소재와 혼합해 기상증착(에어로졸)하는 방식 개념도
메탈 옥사이드를 적색과 녹색 QD 소재와 혼합해 기상증착(에어로졸)하는 방식 개념도

경희대 디스플레이 중점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잉크젯 방식 QD 디스플레이 공정 기술 한계를 극복한 기술로 QD와 메탈 옥사이드를 동시에 박막 형태로 만드는 기상 증착법(에어로졸)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대비 약 3분의 1 두께인 3마이크론 광변환 층만으로도 청색 빛샘을 완벽히 막고 동시에 광변환 효율을 40% 증가 시킬 수 있다.

청색 유기물을 발광 소재로 활용하는 QD 디스플레이는 주로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제조한다. 청색 OLED 기판 위에 적색과 녹색 QD 소재를 잉크처럼 찍어내는 형태다. 대면적 QD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때는 강한 청색 광 때문에 빛이 새어 나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청색광이 적·녹 소재층을 뚫고 흘러나와 선명한 색 구현을 방해한다.

적·녹 QD 광변환 소재층을 11마이크론까지 두껍게 하면 청색 빛샘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완벽히 청색 빛샘을 막지 못해 컬러필터를 도입해야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는 공정 단계가 확대되고 소비하는 소재도 늘어 비용 증가를 야기한다.

연구팀은 QD 광변환 소재층에 실리콘옥사이드와 알루미늄옥사이드 등 메탈 옥사이드를 혼합해 미세한 입자를 분사하는 에어로졸 방식으로 QD층을 구현했다. 그 결과 3마이크론 두께로도 청색 빛샘 현상을 막을 수 있었다. 기존 대비 60% 이상 소재 효율을 높였다는 의미다. 상용화 경우 공정 단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D층 내부 청색광 난반사를 유도하고 적색과 녹색의 광 변환 효율도 대폭 끌어 올렸다. 시뮬레이션 결과 적색은 37.4%, 녹색은 42.4% 광 변환 효율이 개선됐다. 적색과 녹색 빛이 더 밝게 표현된다는 것이 연구팀 설명이다.

박종욱 경희대 교수(맨 뒤)와 연구팀이 경희대 디스플레이 중점 연구소에서 디스플레이 소재 연구를 하고 있다.
박종욱 경희대 교수(맨 뒤)와 연구팀이 경희대 디스플레이 중점 연구소에서 디스플레이 소재 연구를 하고 있다.

이번 기술 개발을 주도한 박종욱 연구소장(경희대 교수)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QD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QD OLED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잉크젯 방식 공정 걸림돌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공정 분야 저명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저널영향력지수(JCR ratio) 상위 2.45%와 논문 인용지수 13.27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구는 대학중점연구소 사업과 나노소재원천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진행했다. 경희대를 포함, 아주대, KAIST 등 주요 대학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소는 QD 디스플레이 기술뿐만 아니라 인간 친화형 고성능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박 소장은 “연구소는 국내 대기업·중소기업 참여와 해외 주요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와 소자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부흥에 앞장서겠다”면서 “우수 연구 인력을 바탕으로 미래형 친환경 디스플레이 비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