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전 영역에 걸친 고른 성장이 주효했다. 올해 연간 매출 '300조 시대' 개막 기대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D램 선방, 반도체 영업익 견인
호실적의 중심은 반도체 사업이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은 25조원, 영업이익은 8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분기 영업이익 절반 이상을 반도체에서 거둬들인 셈이다. 가격 하락세가 우려됐던 D램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D램 고정거래 가격은 1월 8% 하락 이후 하락 폭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도 반도체 전망은 밝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5~10%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D램 가격도 2~3분기까지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란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물가 상승으로 주요 PC업체가 재고 비축량을 늘리고 있고, 스마트폰과 PC 구매력이 약화하고 있는 건 우려할 대목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주요 스마트폰의 엑시노스 2200 미탑재로 시장 우려가 있었지만 중저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중심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에는 삼성전자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시험 양산이 예상되는 만큼 고객사 등 사업 향방이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22, 악재 뚫고 '훨훨'
삼성전자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문은 1분기에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가 출시 6주 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글로벌 판매도 전작보다 20% 이상 늘어나면서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가에서는 MX사업부문 영업이익을 3조6000억~4조2000억원으로 잠정 추산했다. 전년 동기(매출 29조2100억원·영업이익 4조3900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전분기(매출 28조9500억원·영업이익 2조6600억원)보다 증가한 수치다.
올해 2월 출시된 갤럭시S22 시리즈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의 글로벌 공급망 이슈와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 등 악재에도 S펜 수납 기능 등으로 '갤럭시노트' 수요를 흡수했다.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와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 갤럭시 에코 시스템 관련 판매 호조 또한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2분기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로 1분기 대비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갤럭시Z 폴드, 갤럭시Z 플립 등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의 출시를 앞당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프리미엄 가전 호조…수익성은 고민
가전 수요는 1분기에도 이어졌다.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 볼륨은 늘어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1분기 소비자가전(CE) 부문 매출은 15조원, 영업이익은 7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15조3500억원에 근접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하락을 예상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물류 대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악재에 따른 수익성 하락은 고민이다. 지난해 CE 부문의 원자재 구입비는 31조5931억원으로 전년 대비 37.6%나 늘었다.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원유 가격 인상 등 수익성 하락 요인이 가중되면서 전반적인 영업이익 축소도 불가피하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이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거두면서 올해 1분기 예상을 웃도는 매출을 거둘 수 있었다”면서 “당분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