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너, 5G 스마트폰에 미국산 부품 40%

아너 5G 스마트폰 X30
아너 5G 스마트폰 X30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분할한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의 최신 모델이 전체 부품 가운데 40%가량을 미국 기업에서 공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급속히 미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국 스마트폰 핵심부품 내재화는 요원해진 모양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시장조사업체 한 곳과 지난해 12월 출시된 아너의 5세대(5G) 통신 스마트폰 'X30'을 분해해 주요 부품의 국가별 점유율을 조사했다. 부품 총원가는 총 217달러로 추산됐다. 가장 점유율이 높은 국가는 39%를 차지한 미국이다. 화웨이가 2020년 봄 출시한 '30S' 모델의 미국 기업 부품 비중이 10%였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5G 통신용 반도체 등 핵심부품이 중국산에서 미국산으로 바뀌었다.

中 아너, 5G 스마트폰에 미국산 부품 40%

중국 부품비율은 10% 수준으로 나타났다. 화웨이 시절 모델과 비교해 27%포인트(P) 낮아졌다. 과거 화웨이 산하 하이실리콘에서 공급받던 반도체가 모두 퀄컴 제품으로 대체됐다. 중국 기업 부품으로는 통신 신호 증폭기 정도가 탑재됐다.

닛케이는 반도체 자체 생산에 힘을 쏟고 있는 중국이 스마트폰 양산에 필요한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2019년 5월 안보상 이유로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화웨이에 부품 공급시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규제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 공급이 제한됐다. 화웨이는 이를 회피하기 위해 2020년 11월 아너를 분사했다. 주로 중국 내수용 스마트폰을 생산·판매한다.

한국산 부품 사용량은 크게 줄었다. 아너는 과거 삼성전자에서 공급받던 메모리를 미국 마이크론 제품으로 대체했다. 일본 기업 부품 비중은 약 16%로 나타났다. 소니의 카메라 이미지 센서, 무라타제작소, TDK 등이 통신용 부품을 공급했다. 특히 고화질 카메라와 통신 기능 부문에서 일본산 부품을 주로 사용했다.

아너는 최신 모델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적용했다. 닛케이는 활용성과 주요 애플리케이션(앱) 완성도를 감안하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구글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반도체와 OS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내재화 전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