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모바일 기기 충전기를 'USB-C'로 통일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을 고수하고 있는 애플 아이폰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현지시간) EU 입법부인 유럽의회 내부시장 및 소비자보호위원회(IMCO)는 '무선 장비 지침' 개정안을 43 대 2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다음 달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바일 기기의 단일 충전기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발효될 경우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 디지털카메라, 헤드폰 등 충전기는 모두 USB-C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EU 집행부와 위원들은 약 10년 전부터 해당 법안 도입을 추진해왔으며, 브랜드를 넘나드는 단일 충전기를 강제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과 사용자 편의성이다.
IMCO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들이 더 이상 새로운 기기를 구입할 때마다 새로운 충전기와 케이블을 필요로 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제조업체에 관계없이 USB-C 포트가 장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애플은 단순 보편화를 강제할 경우 혁신이 저해되며 오히려 전자폐기물이 증가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현재 업계가 자연스럽게 USB-C로 전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어떠한 직접적인 규제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