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기업 우나비즈가 차세대 사물인터넷(IoT) 기술기업인 프랑스 시그폭스를 인수한다. 아시아 지역에서 꾸준히 사업을 영위하는 우나비즈가 관련 사업을 인수하면서, 한국 시그폭스 연관 사업자도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프랑스 툴루즈 법원은 싱가포르와 대만에 기반을 둔 IoT 서비스기업 우나비즈를 시그폭스 인수자로 선정했다.
시그폭스는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2010년대 중반부터 900㎒ 대역 비면허 주파수를 이용해 소량데이터 저전력·광대역 전송에 적합한 '소물인터넷'이라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최장 10년에 이르는 배터리 성능과, 글로벌 로밍이 가능하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주목받았다. 시그폭스는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SK텔레콤 투자와 프랑스 정부의 전폭 지원을 받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장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 1월 파산보호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프랑스 법원은 우나비즈가 시그폭스 노동자 고용을 유지하고, 네트워크와 백엔드 시스템을 보호하는데 가장 적합한 사업자라고 판단해 인수를 허가했다.
시그폭스는 한국, 일본, 유럽 등 75개국에서 약 2000만개 기기에 Io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 아모에스넷이 시그폭스 독점 사업권을 얻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국내 최초 IoT 전용 기간통신사업자 면허를 획득해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 아모텍 자회사 아모에스넷은 40여개 채널 파트너와 원격검침·물류·스마트공장 등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그폭스 파산 시 기술과 서비스 유지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하지만 우나비즈라는 새로운 주인을 찾으면서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우나비즈는 싱가포르와 일본, 대만 등 지역에서 100만개 이상 IoT 회선을 확보한 유력 IoT 사업자다. 토요타와 KDDI 등 일본 기업으로부터 약 3500만달러 이상 투자를 유치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IoT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 관심이 많고 경험이 풍부한 우나비즈가 시그폭스의 새로운 주인이 되는 게 한국에는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한국 시그폭스사업자인 아모에스넷 관계자는 “2019년 기간통신사업권 획득 이후 1600여개 시그폭스 기지국 구축을 완료해 국가 영토 91% 이상을 커버하고 있다”며 “시그폭스가 우나비즈에 인수된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국내 IoT 시장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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