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본사가 두 곳이나 있습니다. D램과 낸드, 로직 등 반도체 전 분야의 제조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램리서치는 반도체 혁신을 위해 장비 기술 개발부터 제조, 유통까지 하나의 생태계를 한국에 조성할 계획입니다.”
램리서치 한국 R&D 거점인 램리서치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 개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팀 아처 램리서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과 협력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아처 회장의 이러한 의지가 R&D 분야에서 실현된 대표 성과다. 아처 CEO가 램리서치 수장을 맡은 지 1년 뒤인 2019년 한국 R&D센터 건립 논의가 본격화한 배경이다.
아처 회장은 램리서치와 한국의 반도체 자원이 결합하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믿었다. 국내에는 인력부터 반도체 소재·부품사, 제조사까지 생태계가 탄탄하게 갖춰졌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반도체 인재와 램리서치 연구 인프라가 결합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혁신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게 아처 회장의 생각이다. 그가 한국 R&D센터에 기대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아처 회장은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한 축으로서 초기에는 장비 판매와 기술 지원, 그 후 제조 거점을 한국에 마련했다”면서 “자연스럽게 R&D 영역으로 넘어가며 램리서치 현지화 전략을 확장했다”고 밝혔다.
아처 회장은 램리서치의 현지화 생태계 조성 전략이 최종적으로 반도체 제조사의 혁신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반도체 제조사와 협력으로 장비를 개발하더라도 미국 연구소에서 대응했기 때문에 개발 시간이 길어지고 효율도 좋지 않았다. 한국 R&D센터가 마련되면서 고객사인 반도체 제조사의 요구를 즉각 반영하고 협력 시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반도체 제조사의 생산성 향상을 끌어낼 수 있다. 아처 회장은 “가까운 거리에서 기술을 제공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해 고객사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 제조사에서 수율과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고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우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아처 회장은 한국 추가 투자 가능성도 시사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인력과 인프라 측면에서 투자가 확대돼야 하기 때문이다. 아처 회장은 “램리서치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를 추가 증설한 공간을 이미 확보했다”면서 “한국 시장 수요에 맞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