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 SK그룹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삼성그룹에 이어 재계 2위로 올라섰다. 업종별로는 IT·해운·건설업 기업집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대기업집단은 지난해 71개에서 올해 76개로 증가했다. 두나무,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오케이금융그룹, 신영, 농심이 신규로 지정됐다.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금융, 대우건설은 제외됐다.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도 2612개에서 2886개로 274개 늘었다. 이 가운데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지난해보다 7개 늘었다. 두나무가 상출집단에 곧바로 진입했다. 이밖에 중흥건설, HMM, 태영, OCI, 세아, 한국타이어, 이랜드 등이 포함됐다.
지정 결과 상위 5개 집단 내에서의 순위 변동이 일어났다. SK그룹 자산총액이 292조원으로 현대자동차그룹(257조8000억원)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SK그룹은 2003년에 자산총액 3위로 현대자동차그룹을 한 단계 앞섰으나 이듬해에 순위가 뒤집혔다. 5대 기업 순위에 변동이 일어난 것은 2010년에 포스코가 빠지고 롯데가 5위에 올라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SK그룹 자산총액 급상승은 반도체 매출 증가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영업 및 투자 자산이 20조9000억원 상승한 영향이 컸다. SK이노베이션이 SK온을 물적분할하면서 6조6000억원이 늘었다. SK이노베이션도 석유사업의 영업환경 개선으로 매출이 늘었다.
해운·건설·IT 주력집단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해운 수요 회복에 힘입어 HMM 자산총액은 지난해 17조8000억원으로 9조원 가까이 늘었다. 순위도 48위에서 25위로 급등했다. SM과 장금상선의 자산총액도 증가했다.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합병으로 자산총액이 9조2000억원에서 20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자산총액 기준 순위도 47위에서 20위로 상승했다. 동시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진입했다. 호반건설의 자산총액도 30% 이상 증가했다.
기존 동일인(총수)의 사망으로 인한 동일인 변동도 있었다. LS그룹 총수에는 구자은 회장, 넥슨 동일인에는 김정주 의장의 부인인 유정현 씨가 각각 지정됐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IT 주력집단도 최초 지정 이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카카오는 2016년 지정 당시 자산총액은 5조1000억원, 순위는 65위였으나 2022년에 각각 32조2000억원 및 15위로 상승했다. 네이버도 2017년 자산총액 6조6000억원으로 대기업에 지정된 후 올해에는 19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순위도 51위에서 22위로 상승했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번 지정으로 대기업집단 시책 적용 대상이 확정됐다”며 “이후 이들 집단과 관련해 주식 소유 현황, 내부거래 현황, 지주회사 현황, 지배구조 현황 등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의 재무현황 및 경영성과>>
<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