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만9000원 이하, 21GB 이상 5세대(5G) 이동통신 중간요금제를 제시한 것은 5G 대중화와 이용자 혜택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간요금제는 이동통신사에 일시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5G 전환 확대 차원에서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 중간요금제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간요금제가 5G 시장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자 혜택 고려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중간요금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이통사는 전체 수익 포트폴리오와 이용자 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해 요금 구간을 설정했다.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주력인 6만9000원 요금제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을 낮출 수밖에 없어 연간 이통사당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됐다. 이에 이통사는 6만원 초반, 10GB 후반선에서 중간요금제를 구성해 수익 저하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6만원 초반으로 중간요금제를 설정할 경우 이용자 혜택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예상됐다. SK텔레콤은 기왕에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는 상황에서 이용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5G 가입자를 확대할 수 있는 묘수를 고민한 것으로 풀이된다. 5만9000원대 요금제가 출시된다면 5만5000원대 10GB 요금을 사용하며 데이터를 아껴야 하던 이용자가 최대 약 4000원의 추가 요금을 부담하고, 데이터를 더욱 풍부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용자는 부담을 줄이고, 5G 요금제로 입문하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
◇5G 대중화 촉매 기대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1300만 5G 가입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요금과 가입자 증가가 정확하게 반비례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부담을 낮춘 것은 가입자 확대에도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의 요금제 출시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역대 요금제 출시 관행상 유보신고 대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금제를 신고하면 스펙이 드러나게 된다. KT,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과 유사한 수준의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공산이 높다. 5G 중간요금제가 활성화돼 5G 시장 관문 역할을 할 경우 5G 가입자는 올해 안에 2500만명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16일 “이용자 후생을 고려했을 때 중간요금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다만 통신사의 부담이 과도할 경우 6G 등 차세대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이통사 유인책도 적절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 통신사의 5G 중간요금제 출시 시기를 두고도 관심이 뜨겁다. 업계는 다음 달 초 예정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통 3사 대표의 간담회 직후를 유력한 발표시점으로 보고 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