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반도체 산업지원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가 국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끌어 올릴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날이 커지는 반도체 시장 규모에 대응한 인력 양성뿐 아니라 기업 설비 투자를 이끌어낼 각종 지원책, 규제 개선이 반도체 특위 중심으로 신속하게 실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기대하는 반도체특위 역할은 △인력 양성 △규제 해소 △투자 지원 등으로 귀결된다. 특히 인력 부족에 허덕이는 반도체 산업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인력 양성 정책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수도권 대학 정원 제한 때문에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에 한계가 있었다.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수도권 대학 반도체 학과 정원 제한을 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업계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반도체 학과 증원은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수도권 대학 정원을 늘리면서 지역 대학 간 불균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학생 부족뿐만 아니라 가르칠 교수가 없다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반도체특위는 인력 양성 관련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지역간 불균형과 산업별 형평성 문제를 '조율'하지 않으면 반도체 인력 양성은 또 다른 사회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지난 정부 '국가첨단전략 산업 특별법(반도체 특별법)'에서 인력 양성 문제가 빠진 배경으로 지목받는다. 반도체특위는 이를 보완할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각종 규제 해소도 향후 반도체특위가 풀어야 할 업계 숙원이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생산 시설을 자국 내에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반도체 공장을 세울 부지 확보가 쉽지 않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화학 물질을 다루는 반도체 업계는 '화학 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의 대표 규제 산업이다. 절차가 까다롭고 심사 등 시간이 오래 걸려 신속한 투자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도로와 용수 등을 관리하는 주체가 산재돼 지방자치단체(지자체) 별로 허가를 받고 지역 사회 설득에 나서다 보면 시장 실기(失期)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반도체 제조사 관계자는 “반특법과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상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등 지원책은 마련됐지만 설비 투자 심사와 허가 등 규제는 여전히 깐깐하다”면서 “정부와 여당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가 강력한 만큼 반도체특위에서 이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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