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면서 '물'의 소중함을 느끼는가? 물 부족과 고갈로 인한 아프리카 사람들의 고통을 호소하는 홍보영상을 텔레비전을 통해 보았을 것이다. 또한 한 농업국가가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면 그 여파는 곧 세계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례를 흔하게 보고 있다. 반대로 물로 인한 홍수 피해도 인명과 재산에 직접 관계되기 때문에 물 관리 또한 매우 중요한 국가 책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물은 인류 생존과 지구생태계의 핵심 인프라이고 치수(治水)는 물을 다루는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매일 물을 마시며 물과 함께 생활하면서도 물의 소중함은 잊고 사는 건 아닌지, 전파도 물과 마찬가지로 우리 생활에 휴대폰·TV·자동차 등에 전파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전파의 존재를 너무나 당연한 듯 여기며 생활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삶에 물이 없다면, 마찬가지로 전파는 자연에 존재하지만 전파를 사용할 수 없다면 어떨지를 상상해 보면 그 답은 의외로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과 마찬가지로 전파도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우리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인프라이고, 전파 기술은 미래산업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핵심 원동력이다. 물이 없는 세상에서 인류의 생존을 생각할 수 없듯이 전파가 없는 세상은 미래가 없는 나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0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지탱할 힘의 한 축으로 과학, 기술, 혁신을 경제도약과 빠른 성장의 근간으로 지목했다. 그 이유로는 현재 세계가 과학기술 패권전쟁을 치열하게 치르고 있으며, 지난 문재인 정부의 '소부장' 사태가 바로 그 예라 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도 소부장을 포함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 전략 기술 및 대표 산업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인공지능(AI), 6세대(6G) 이동통신, 소형원전, 바이오, 우주산업 등을 미래 먹거리로 지정하고 있다. 이들 주요 국가 전략 기술과 혁신산업이 성장하고 국가 경제의 대동맥이 되기 위해서는 무선 주파수 기술을 포함한 전파 정책과 인프라 제공이 필수적이다.
가뭄과 홍수를 대비하여 댐을 만들 듯이 미래 먹거리 산업이 발전하고 나라 경제가 부흥하기 위해서는 전파기술과의 융합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전파 개발과 기술 활용을 '누가 더 빨리, 잘 하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 세계 경제 패권과 기술 주도권을 쥐는 열쇠가 될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산업 인프라가 되고 있는 전파 분야를 학문적으로 육성하고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반석 위에 집을 짓는 현명함이 될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 불리는 윤석열 정부의 다양한 현안이 있겠지만 과학기술에 바탕을 둔 산업 혁신과 성장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모든 초 혁신산업 기초 인프라인 전파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파산업과 기술을 육성하는 데 국가 차원 아낌없는 투자를 반드시 해야 한다. 정부는 주파수 경매를 통한 천문학적 전파사용료를 매년 받지만 정작 전파산업과 전파 인재 양성에는 쥐꼬리만큼도 재투자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가뭄과 홍수를 대비한 치수에 댐이 필수적이듯 윤석열 정부 경제적산업적 성공을 위해서는 미래동력 '전파기술과 인재 양성'의 중요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미래 산업으로 각광 받는 우주산업, 자율주행, 첨단 무선 교통 체계, 드론, UAM, MRI와 같은 바이오 및 의료산업, 사이보그형 로봇, 무선 반도체, 메타버스, ICT 융합산업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분야가 전파기술과 융합돼 끊임없이 발전하는 기술과 산업의 주도권을 잡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한 사상누각이 아닌 반석 위에 윤석열 정부의 과학기술선도국가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파기술 육성과 발전을 위한 적극적 투자와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하루 빨리 가동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우리나라를 글로벌 과학기술 선도국가로 만들고자 새 정부를 이끄는 윤 대통령에게 30여년 전파 전문가 경험을 바탕으로 제언한다면 'Rife(Radio Information & Frequency evolution) is the best way'라는 점을 기억하고 과학기술 정책을 추진할 것을 당부한다.
민경식 한국해양대 교수 ksmin@kmo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