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독일 콘티넨탈을 제치고 5년 만에 세계 자동차 부품사 6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완성차 브랜드로부터 수주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과 전동화 등 미래차 시장 선제 투자와 연구개발(R&D)을 강화하면서 성과를 거뒀다.
현대모비스는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선정한 '100대 부품사 순위'에서 6위에 올랐다고 28일 밝혔다. 오토모티브뉴스는 직전 연도 매출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년 발표한다. 순위 조사에서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291억달러(약 37조3818억원) 규모 완성차 대상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위까지 순위는 보쉬, 덴소, ZF, 마그나, 아이신으로 작년과 동일한 가운데 6위에 현대모비스가 이름을 올렸다. 이어 프랑스 포레시아와 독일 헬라가 합병해 덩치를 키운 포비아가 7위에 올랐다. 지난해 6위였던 콘티넨탈은 두 계단 하락해 8위를 기록했다. 독일 바스프와 북미 리어가 각각 9위와 10위를 차지했다.
10대 부품사에는 5개 유럽업체가, 북미와 일본업체는 각각 두 개씩 이름을 올렸다. 한국 기업으로는 현대모비스가 유일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유럽, 북미, 일본업체에 이어 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이후 전동화와 핵심부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주가 급격하게 늘어나며 올해 한 계단 상승했다.
현대모비스는 2011년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한 이후 12년 연속 10대 부품사에 선정됐다. 5위 아이신과는 매출 차이가 44억달러(약 5조6531억원)가량이다. 현대모비스는 지속적인 사업 확대로 5위 자리까지 넘본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반도체를 비롯한 유례없는 원자재 수급난과 항만을 비롯한 물류시설 셧다운으로 정상적인 부품공급이 어려운 가운데도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대다수 글로벌 부품사 매출이 유지 또는 소폭 상승에 그친 상황이어서 현대모비스의 약진은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모비스 선전은 R&D에만 매년 1조원이 넘는 과감한 투자를 비롯해 전기차를 중심으로 발빠른 전동화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 결과다. R&D 투자비는 지난 2020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 1조270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R&D 인력도 지난 1분기 기준으로 6000여명 이상 확보했다.
세계 완성차 고객으로부터 수주도 빠르게 확대됐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세계 완성차 업체로부터 작년 대비 50% 가까이 성장한 37억5000만달러(약 4조8180억원) 규모 수주를 예상한다. 유럽지역 대형 완성차 고객사를 새롭게 확보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안전부품 등 신제품 수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34위에서 32위로, 현대위아는 38위에서 36위로, 한온시스템은 39위에서 37위로 각각 올랐다. 만도는 50위에서 48위로, 현대케피코는 89위에서 87위로 순위가 두 계단씩 상승했다. SK온은 68위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는 유럽(29개), 북미(26개), 일본(22개), 중국(10개) 부품업체가 100위권을 형성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