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불거진 국민의힘 내분사태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른바 친윤(윤석열)과 친이(이준석) 사이 당 주도권 싸움이 계속되면서 서로를 향한 공세도 노골적으로 변했다. 당 지지층도 분열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의원 등 일부 인사 관련 음해성 소문까지 돌면서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이준석 당대표는 29일에도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누군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실과 당 사이에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 익명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내 친윤계열 인사들이 본인을 공격하기 위해 헛소문을 퍼트린다고 공개 저격한 셈이다.
당 혁신위원회 출범 관련 이 대표를 비판한 김정재 의원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이 대표는 “김정재 의원이 허위사실로 당대표를 공격한 것은 포항시민에게도 지지받지 못하는 행동이다”라고 했다. 최근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안 의원이 2016년에 살고 계신가보다, 평생 즐기시라”며 싫은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당내 분란은 이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기정치'를 언급하면서 촉발되기 시작했다. 연이은 대형 선거가 끝난 이후 당내 계파 형성과 세력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 대표의 '자기정치'에 대한 견제가 이뤄지는 셈이다. 당 내부에서는 그동안 유승민계로 분류되던 이 대표가 본인 만의 세력 구도를 형성하는 것을 중진의원들이 가만히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 내부에서는 지금의 사태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실상 차기 당권을 둘러싼 내분은 터졌고, 혁신위원회 공천 논의와 다음달 7일 예정된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 관련 윤리위원회 결정이 정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원들도 두 쪽으로 갈라서는 분위기다. 이미 당 게시판은 이 대표 징계를 촉구하는 목소리와 이 대표를 옹호하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한편, 차기 당권 유력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공세를 받고 있다. 안 의원이 서울·수도권 당협위원장 모임인 '이오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당권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안 의원 측은 “이오회 모임 관련 돌고 있는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의 조작글”이라며 “힘든 여건에서 지방선거 승리를 격려하고 덕담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