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9년 만에 국내에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양산 가동을 목표로 내년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공사에 착수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11일 밤 15차 임금협상 교섭에서 신규 공장 건설과 생산·기술직 채용 등 국내 투자 계획에 합의했다. 노사 양측은 세계 자동차산업 전환기 대응과 국내공장 미래 비전, 고용안정 확보를 위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 이동석 현대차 대표는 “신공장 건설과 신규 인원 충원은 고민이 많았으나 미래 발전을 위해 결단했다”면서 “교섭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미래 발전을 위해 반드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에 울산에서 국내 첫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을 시작한다. 노후 생산공장의 단계적 재편을 위한 것으로 2025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1996년 아산공장 건설 이후 29년 만에 국내에 현대차 공장이 새로 들어선다. 국내 현대차 공장은 현재 아산, 전주, 울산 등 세 곳에 있다. 전기차 전용공장은 미국 조지아주에도 한국과 비슷한 일정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계열사인 기아도 신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는 내년 상반기 경기도 화성 공장 내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2025년 중형 목적기반차량(PBV) 양산 예정이다. 기아의 국내 공장 신설은 1997년 화성3공장 이후 28년 만이다.
현대차는 신규 공장 건설뿐만 아니라 미래 제조 경쟁력 강화, 작업성·환경 개선을 위한 최첨단 생산·품질 시스템 도입 등도 추진한다. 노조와 합의한 내연기관차 파워트레인 부문 고용보장 방안, 산업 전환과 연계한 다양한 직무 전환 교육 등도 진행한다.
노조도 대규모 국내공장 재편 계획과 연계해 생산 효율 향상과 품질 확보, 차종 이관, 인력 전환배치, 양산 전 교육, 양산 후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을 위한 투입비율 조정, 시장수요에 연동한 생산 등 제반 사항에 대해 회사와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노사는 국내공장과 연구소가 미래 신산업 성공의 선도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 미래 신사업 설명회를 연 1회 실시하고, 노사 대표가 참석하는 '국내공장 대내외 리스크 대응 노사협의체'를 구성해 분기 1회 정례회의를 갖기로 했다. 협의체는 미래 자동차 산업 트렌드, 안전·생산·품질 지표 등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적자원 개발 방안도 새로 마련한다. 노사는 생산현장 인력 대상 직무전환 교육 등을 포함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하기로 했다. 제조솔루션·품질·연구개발 부문 인력에 대해서는 미래산업 관련 능력 개발 교육을 시행하고 자격 요건, 경험 직무 등을 감안해 직무 전환 기회를 순차 부여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10년 만에 생산·기술직을 신규 채용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매년 2000명 이상 퇴직하고 있어 신규 채용이 필요하다는 노조의 요구를 사측이 받아들였다. 상세한 채용 규모는 오는 11월까지 노사가 협의해서 정하기로 했다.
임금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는 추가 제시안을 통해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격려금 등 280%+400만원, 주식 10주, 재래상품권 10만원, 15만포인트 지급 등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현장 기대에 부응하는 제시가 없다면 지부는 강력한 쟁의수순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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