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아웃링크 포기·구글은 업데이트 허용···구글 제재 가시화

갈등 일주일 만에 타협점 찾았지만
방통위 사실조사 전환 가능성 높아
한발 물러선 카카오…명분 확보 성과
당국, 과징금 처분 등 제재 수위 관심

카카오가 다음 모바일앱에서 안드로이드 이용자 대상 카카오톡 최신 다운로드를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가 다음 모바일앱에서 안드로이드 이용자 대상 카카오톡 최신 다운로드를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가 애플리케이션 내 외부결제를 위한 '아웃링크'를 제거하고, 구글은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허용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두 사업자의 합의에도 업데이트를 지연한 구글의 행위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 사실조사 등 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구글은 협상을 벌인 끝에 이 같은 타협안을 마련하고, 중재에 나섰던 방송통신위원회에도 결과를 통보했다.

카카오는 웹결제 아웃링크를 제거한 버전의 카카오톡 최신버전인 9.8.6 업데이트를 구글에 신청했다. 구글은 이날 오후 심사를 거쳐 최종 승인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톡 최신 버전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카카오는 다음 검색, 원스토어를 통해서 카카오톡 최신 버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 왔다.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톡은 실험실을 통해 친구가 아닌 상대방이 그룹채팅방 초대 시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샵검색' 검색 결과를 친구에게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된다.

이에 앞서 구글은 카카오톡 최신버전 업데이트를 거부해 논란이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모티콘과 톡서랍(클라우드) 구독에 앱 외부 결제링크를 제공해왔는데, 구글은 이와 같은 아웃링크가 자사 정책에 위배된다며 최신버전 업데이트를 거부한 것이다. 카카오가 구글이 제공하는 인앱결제 모듈을 이용해 결제를 제공하려면, 구글에게 26%에 이르는 수수료를 내도록 했다. 이는 이용자에 대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이후 카카오는 앱내 아웃링크를 유지한 채 포털 다음에서 카카오톡 별도 설치(apk) 파일을 제공하는 등 양사간 충돌이 지속됐다.

양사는 지난 7일 방통위 중재에도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업데이트 지연이 일주일간 지속됐다. 하지만 카카오가 이용자를 고려한 고심 끝에 아웃링크를 제거하기로 하자, 구글은 업데이트를 허용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다양한 결제 옵션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최신 버전 업데이트 불가 등으로 인한 불편함을 장기화할 수 없어 아웃링크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양사의 분쟁은 상호간 비즈니스 이익에 따른 타협으로 결론이 났다. 카카오는 표면상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이지만, 거대 글로벌기업인 구글에 맞선 명분을 충분히 쌓은 만큼 성과도 분명히 있었다는 평가다.

다만, 업데이트를 고의로 지연한 구글의 행위는 방통위의 제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인앱결제 강제금지행위 조항에 따르면, 구글의 앱심사 거부는 '모바일콘텐츠 등의 등록·갱신·점검을 거부·지연·제한하거나 삭제·차단하는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방통위는 현재 구글에 대해 실태점검을 진행하고 있는데, 법적 제재를 전제로하는 '사실조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방통위는 최대한 빠르게 최초 인앱결제법 위반행위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조사결과에 따라, 구글에 대한 과징금 처분 등 결론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구글에 대한 실태 점검이 진행 중”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최대한 신속하고 면밀하게 실태를 점검해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