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공유차량 2만대를 운영하며 축적한 차량관제시스템(FMS)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시스템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세계 시장 규모가 연 27조원으로 추산되는 FMS 시장을 공략한다. 수익성 높은 사업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세계 시장 진출을 통한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가 목표다.
쏘카는 올 하반기 롯데글로벌로지스, 현대글로비스 등 대형 물류사와 FMS 실증 사업을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FMS는 차량에 통신이 가능한 단말을 부착해 구동되는 시스템이다. 관제센터에서는 차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다. 다수의 차량을 운영하는 업체가 FMS를 적용하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차량의 실시간 위치와 동선 추적이 가능하다. 가장 효율적인 차량 배치와 회수, 어뷰징 및 도난 여부 등을 사전에 파악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실시간 주유량 확인뿐 아니라 엔진오일, 타이어 상태 등 상세한 차량 데이터 모니터링이 가능해 즉각적인 정비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블랙박스와 접목해 실시간 사고 발생 여부 감지도 가능하다.
쏘카는 공유차량을 관리하는 데 활용한 FMS를 물류업계에 접목해 한층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필요한 기능에 대해 차주, 화주들과 현장 인터뷰를 진행해 실증 계획을 수립했다. 실증 사업을 거쳐 고객사에 필요한 기능을 늘려갈 예정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화주는 효율적 차량 관리 이점을 얻을 수 있고 차주들은 사고 위험을 줄이는 안전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쏘카는 내년 상반기까지 실증 사업을 진행한 후 FMS를 보완해 본 사업을 추진한다. 사물인터넷(IoT) 단말 설치와 유지보수, 서비스 이용료까지 포함하는 통합 솔루션을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차량 내에서 중요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할 수 있는 에지 컴퓨팅 FMS 단말도 도입해 성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강명구 쏘카 FMS팀장은 “다양한 기능을 개발해 모듈화할 예정으로 고객사는 필요에 따라 모듈을 장바구니에 넣어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서비스 이용 중에도 세부 기능을 변경할 수 있는 구독 방식이 적합하다고 보고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쏘카는 물류업계를 넘어 택시업계, 렌터카업계 등 다수의 차량을 운영하는 시장에 사업협력을 타진해 고객사를 늘릴 계획이다. 해외 사업을 하는 파트너사와 적극 협업해 글로벌 진출 기회도 모색한다.
김상우 쏘카 데이터비즈니스본부장은 “기술검증(PoC)는 소수의 차량으로 진행하지만 확대할 예정이고 새로운 고객사 유치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FMS 사용하면 차량 운영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세계 FMS 시장은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스앤드마켓스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같은 해 세계 FMS 시장 규모를 206억 달러(약 27조원)로 추산했다. 또 2026년까지 연평균 10.5% 성장해 시장 규모가 339억 달러(약 44조44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쏘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FMS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쏘카는 국내 1위 차량공유 사업자지만 올해서야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FMS SaaS 차량공유 사업은 기존 사업 대비 투자비는 적지만 수익성이 높아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설치와 유지보수까지 지원하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강명구 쏘카 FMS팀장은 “FMS SaaS 사업은 차량공유 사업 대비 자본적 지출(CAPEX)이 적어 적극적인 기회 모색이 가능하다”며 “국내 사업을 시작으로 FMS 시장이 발달된 북미 시장을 공략할 예정으로 고객사와 협업해 진출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