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마이크론, 美 반도체법 맞물려 투자 확대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이 반도체 생산·연구개발(R&D)에 총 520억달러를 투입하는 '반도체칩과 과학법'(이하 반도체법)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자 시설 투자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팻 갤싱어 인텔 CEO는 미국 반도체법이 하원을 통과하자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팻 갤싱어 인텔 CEO는 미국 반도체법이 하원을 통과하자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법이 미국 의회를 통과한 후 “의회는 제 역할을 다 했고 이제 우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텔이 오하이오 공장 건설을 위해 속도를 낼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 6월 200억 달러를 투입키로 한 오하이오 공장 착공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시 인텔이 미 의회의 반도체법 통과를 압박하기 위한 승부수란 해석이 나왔다. 마이크론 역시 반도체법 통과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반도체법 내 지원책으로 수년 내 미국 메모리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 첨단 메모리 제조를 도입하는 데 투자할 역사적 기회를 갖게 됐다”고 언급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미국 반도체법안 통과에 환영 의사를 발표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미국 반도체법안 통과에 환영 의사를 발표했다.

산자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향후 10년간 기존 생산시설 확장과 신규 공장 건설 등에 1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과 마이크론 모두 반도체법 내 공장 건립 지원 방안을 활용해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도체법에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시설 건립에 정부 보조금 390억달러와 세액 공제 25%를 주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반도체 제조 회사가 미국 정부 지원금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인텔은 정부 보조금 120억달러를 확보하길 바라고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은 텍사스에 170억달러 규모, TSMC는 애리조나에 120억달러 규모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내 신공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다수이고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막대한 만큼 미국 상무부는 지원금 배분을 놓고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