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파파라는 수식어에 뿌듯하면서 내가 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캐릭터를 맡게 된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했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오피스파파 급의 멘토 정명석으로 활약한 강기영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 강남구 다이아만티노 압구정에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활약한 배우 강기영과 만났다.
강기영은 2009년 연극 '나쁜자석'으로 데뷔한 배우로, 2012년 MBC '마의'로 매체연기에 입문해 고교처세왕, 오 나의 귀신님, 싸우자 귀신아, 김비서가 왜이럴까 등 tvN 드라마를 중심으로 다방면의 작품에서 깨알 애드리브 매력을 발산, 감초배우 존재감을 과시했다.
3년만의 복귀작인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극중 배경이 되는 한바다 로펌의 14년차 시니어 변호사이자, 우영우(박은빈 분)의 직속상사 겸 멘토 정명석으로 활약했다.
특히 극 초반부 자페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우영우를 다소 무시하는 듯한 모습에서 점차 실력적으로나 인격적으로 그를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면모로 '비현실적 상사', '우영우 오피스파파' 등의 수식어를 받았던 정명석에게 현실성과 멋짐을 완벽하게 부여하는 연기매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강기영은 인터뷰동안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동시에 진지하면서도 차분한 면모로 '우영우' 속 정명석으로 살았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종영소감?
▲많은 사랑에 감사드린다. 종영인터뷰가 감사하면서도 끝이라는 점 때문에 좀 서운하다.
-정명석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핵심은 어디다 뒀나?
▲FM느낌의 시니어 변호사를 지향했다. 하지만 그에만 갇혀있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설정에 걷혀서 외형적으로만 표현했던 것 같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결의 역할이라 두려움이 있었고 녹아들지 못했다. 그를 좀 내려놓고 배우케미 중심의 연기를 고민하면서 점차 풀리고 지금의 명석으로 완성된 것같다.
또 우영우를 맡은 박은빈 배우가 워낙 기본이 훌륭한 친구라, 그에게 자극을 받으며 기본기와 자세를 좀 더 다듬어서 잘 표현한 것도 명석을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극중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극 초반 법정신이 가장 힘들었다. 30~40명이 함께 하는 중압감에 심리적으로 긴장감이 들었다.
그 긴장감 덕분에 오히려 캐릭터에 더 몰입하고 신뢰했던 것 같다. 제 스스로가 캐릭터를 믿지 못하면 그 인물인 척 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전적으로 의지했다.
-정명석 캐릭터가 비현실적 상사라는 평은 어떻게 생각하나?
▲구내식당 신과 함께 실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상사로서 너무 멋지게 그려졌다.또한 기회 자체를 반복적으로 주는 상사가 없다고는 생각한다.
아마 극 중 우영우가 명석에게 신입으로서의 마음을 자극하면서, 노련함이 아닌 정의로움을 일깨우는 스토리과정 덕분에 설득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급작스러운 위암3기 전환에 시청자들이 당황했다. 원래 그 흐름을 알고 있었나?
▲극 중반 대본을 통해 알았다. 기존까지 맡았던 캐릭터 가운데 이같은 서사를 갖고 있던 것이 얼마 없어서 좀 긴장했다.
이러한 서사를 빌드업하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우영우 식 정명석 챙기기에 인간적인 감동이 느껴졌고, 그를 캐릭터에 대입해 표현하면서 완성하고자 했다.
-사람으로서 정명석 캐릭터는 어떻다고 보여지는지?
▲ 인간 강기영은 소소한 데서도 행복을 느끼지만, 정명석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좀 더 내려놓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성격이면 좋겠다 싶다.(웃음)
우영우의 멘토로서 정명석이 실수를 인정하고 기회를 거듭 주는 모습은 눈앞의 실패 이상으로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시선을 갖게 했다.
-드라마 속 가장 기억 남는 사건은?
▲어린이 해방을 선언하는 '방구뽕' 사건이다. 잘못된 방법으로 해방을 선언하긴 했지만, 자연에서 뛰놀던 정서가 제가 아직 남아있어서 그를 되새기게 했던 장면이 됐다.
'어린이 해방 지지하는 강기영' 타이틀 나오지 않을까?(웃음)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흥이 넘쳤다. 박은빈부터 주종혁, 하윤경 모든 동료배우들이 제가 던지는 재미난 요소들을 찰지게 받아줬고, 감독님들도 피곤한 일정에도 그러한 부분들을 잘 받아들여줘서 감사했다.
특히 박은빈 배우는 정명석의 위암3기 설정 대본을 보고 인간적으로 대사 자체가 슬프다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덕분에 명석의 심정을 좀 더 잘 표현하게 됐다.
-'오피스 파파'라는 별명을 들었을 때 소회?
▲뿌듯하면서 내가 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캐릭터를 맡게 된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했다.
우영우를 통해 정의를 꿈꾸던 신입 변호사로 돌아가고, 우영우에게 변호사로서의 중심에 설 수 있게끔하는 조력자로서 잘 비쳐졌던 것같다.
-시즌2 제작계획이 단독보도됐다. 출연의향은?
▲당연히 있다. 남들이 조심할 때도 시즌2를 이야기하고 다녔을 정도다.(웃음)
좋은 현장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다. 스토리 상으로는 로펌대표가 된 '명석한 변호사 정명석'이 되지 않을까.(웃음)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