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소프트웨어(SW) 업계의 숙원인 조달 등록을 통한 분리발주가 실현된다.
조달청이 지난해 말 우수 국산SW의 공공조달 진입을 위해 결정한 공개SW 다수공급자계약(MAS)제가 다음 달부터 가동된다. 제도 운영 결정 이후 약 9개월 만의 결실이다.
조달청에 따르면 큐브리드가 가장 먼저 공개SW확인서를 발급 받고 디지털서비스몰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인베슘, 티맥스 등 3~4개 기업이 공개SW확인서 발급 절차를 밟고 있다.
공개SW가 디지털서비스몰에 등록되려면 GS인증,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공개SW확인서 등 10여종의 서류가 필요하다. 3개 이상 업체가 디지털서비스몰에 등록되면 공공기관이 선택할 수 있다.
그동안 공개SW는 통합발주로만 공공에 도입됐다. 제3자단가계약(수의계약) 조건의 하나인 '저작권 입증'이 쉽지 않아 나라장터 쇼핑몰 등록도 되지 못했다.
통합발주 시 정보화사업 주사업자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떨어지고 주사업자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었다.
조달청은 이를 개선하고자 지난해 말 공개SW에 MAS제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MAS는 심사를 통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조달 등록해 두고 등록된 제품 간 경쟁을 통해 납품사를 결정하는 제도다.
제3자단가계약처럼 수의계약을 맺지는 않지만 조달 등록은 분리발주를 의미하기 때문에 공개SW 기업의 기대감이 컸다.
조달청 기술서비스총괄과 관계자는 “공개SW 기업이 조달시장 규모를 판단하고 제출 서류 준비에 시간이 걸려서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서 “공개SW가 거래될 수 있는 디지털서비스몰이 올해 4월에 열렸는데 이 안에서 홍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0월께 약 3개 업체가 등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MAS는 기술이 일정 수준만 충족하면 가격경쟁을 거쳐 최종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SW 구매가 가격 위주로 결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조달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MAS 평가 항목표에 가격 비중을 낮추고 사업 부합성, 공개SW 안정성, 유지관리지원체계 등 항목을 넣었다.
공개SW 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조달청에선 공개SW를 구매할 수 없었는데 이제 문이 열렸다”면서 “기업은 공공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영업 기회가 확대되고 공공기관은 쇼핑몰 검색을 통해 제품을 찾을 수 있어 서로 편리해진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내년부터 5년에 걸쳐 공무원 64만명이 사용하는 PC가 개방형 OS로 바뀌는데 이 시장에서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개SW협회 관계자는 “공개SW에 대한 제값을 받기 위한 근거가 마련된 것은 물론 좋은 OS와 DBMS 상품이 홍보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 국가 조달로 홍보가 가능해졌다”면서 “수요처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