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글로벌 테크 기업 선언은 민영화 이후 63조원을 투자하고도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다는 현실에 대한 반성이 밑바탕으로 작용했다. 동시에 KT는 2020년부터 통신을 넘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뉴미디어 등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AI 반도체, 로봇 등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에 통할 핵심 무기를 확보하고 글로벌 전략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은 과제다.
구현모 KT 대표는 30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엠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진행된 KT 미래 포럼에서 과거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중심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KT가 민영화된 2002년 당시 포스코와 KT 매출은 약 11조7000억원으로 유사했고, 삼성전자는 3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1년 삼성전자 연매출은 279조6000억원, 포스코 76조4000억원으로 약 7배 성장한 반면에 KT 매출은 24조9000억원으로 약 2배 성장에 그쳤다.
KT는 격차가 벌어진 원인을 신성장사업 발굴과 글로벌 전략이 부족한 데서 찾고 있다. KT는 2002년 이후 약 63조원을 투자했지만 다른 통신사와 경쟁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몰두하고 세계시장을 주도할 혁신 서비스를 찾는 데는 부족했다는 것이다.
KT는 2020년부터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의 진화를 선언한 이후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AI컨택센터(AICC)와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 미래 유망 사업 분야에서 국내 1위 지위를 확보했다. 미디어 분야에서는 '이상한변호사 우영우'가 글로벌 히트를 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KT는 2025년까지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성장성이 더딘 통신산업보다는 디지털혁신(DX) 분야에서 성공모델을 발굴한다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KT는 앞으로 20년 동안 초거대AI, AI반도체,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 등 미래 기술에 집중 투자해서 글로벌 시장 진출 무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유통, 소비재 등 AI 기술 도입이 초기 단계인 모든 산업 분야에 초거대 AI모델을 제공하고, 글로벌 주요 거점에 클라우드IDC를 건설한다. 6G, 디지털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디지털 신산업 분야별로 '원팀'을 구성, 산업 생태계의 글로벌 진출을 동반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KT가 글로벌기업으로 성공적인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레퍼런스 확보와 글로벌 전략을 지속 추진할 거버넌스 체계 확립 등이 과제로 지목된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앞으로 다가올 20년은 완전한 디지털 세계로의 이주가 본격화되며 새로운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변화의 시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불확실한 미래의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KT는 글로벌 디지털 컴퍼니로 도약하여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디지털테크기업 도약을 위한 KT 4대 전략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