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소비가 늘면서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증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주문 상위 배달음식 10종의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메뉴당 평균 18.3개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평균 2.8회 배달음식 주문 횟수를 반영하면 1인당 연간 10.8㎏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셈이다. 이 중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배달 용기는 전체 절반(45.5%)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경기도 다회용기 사용 활성화 적극 지원
플라스틱 배달 용기 환경 문제가 대두되자 지자체와 배달앱이 팔을 걷어붙이고 다회용기 서비스 활성화에 나섰다. 다회용기 사업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다. 지난해 시범 사업을 마치고 올해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다. 현재 다회용기 사업에 참여하는 가맹점은 200곳이며 누적 주문건수는 5만6014건이다. 올해는 가맹점 400곳과 주문건수 20만건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배달특급의 다회용기 사업에는 식기렌털·세척 스타트업 '뽀득'과 '잇그린'이 참여한다. 이들 업체는 배달특급 가맹 음식점에 친환경 다회용기를 제공하고 소비자가 사용한 식기를 수거, 세척한 뒤 다시 가맹 음식점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서울시도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땡겨요 등 배달앱 4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 사업을 시작했다. 배달앱으로 주문할 때 해당 카테고리나 배너에서 다회용기 사용 음식점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음식을 주문하면 다회용기와 가방에 담겨 배달되며 식사 후에는 사용한 그릇을 다시 가방에 담아 집 앞에 놓고 가방에 부착된 QR코드를 찍어 회수를 신청하면 된다. 다회용기 이용에 따른 별도 보증금이나 추가 비용은 없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강남구에서 요기요를 통해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시범사업 기간 다회용기 배달 주문율은 매주 30% 이상 늘었고 올해 1월에는 이용률이 사업 초기(10월)보다 약 478% 증가했다. 최종 이용 건수는 6만7000건에 달했다.
◇배민·요기요·쿠팡이츠, 다회용기 적용 지역 확대 추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 3사는 다회용기 배달용기 서비스를 지난달 29일부터 일제히 시작했다. 배민과 요기요는 다회용기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다회용기 서비스 지역 내 사용자가 앱 메인화면에서 다회용기를 선택하면 해당 서비스를 시행 중인 매장이 뜨는 방식이다. 쿠팡이츠는 일회용품 거부와 함께 주문 페이지에서 다회용기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지역 내 다회용기 서비스 지역은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강남은 배달수요가 많은 사무실 밀집 지역이다. 배달앱 3사는 1인 가구 거주가 많은 배달 수요 밀집 구역인 관악구와 대학가 주변인 광진구, 서대문구 등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배달앱 3사는 배달음식 증가에 따른 환경 문제 대응책 마련에 공감하고 있다. 민간앱 최초로 다회용기 시범사업을 실시한 요기요는 전사적으로 모든 임직원들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진행 중이다. 모든 임직원들에게 텀블러와 텀블러백을 제공하고 사내에서는 일회용컵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임직원들에게 배포한 텀블러백은 모두 소진하지 못한 회사 판촉물 등 다양한 물품들을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사회적 기업 '하이사이클'과 함께 뜻깊게 활용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으로 새롭게 제작·배포됐다. 또 요기요 가맹 음식점에 친환경 장려 교육 콘텐츠를 배포했다.
앞서 배민은 지난 6월 아산시에 플라스틱 배달용기 회수로봇 20대를 설치했다. 2019년부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배달앱 최초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도 도입했다. 해당 기능 도입 이후 전체 주문 중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를 선택한 비중은 2020년 5월 15%에서 2021년 6월 73%까지 급증했다. 배민그린 캠페인은 최근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시상식인 '2022 에피 어워드 코리아' 은상(실버)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