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현장형' 반도체 인재 양성에 나선다. 고질적인 반도체 인력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한 고급 전문 인력 확보 총력전을 전개한다. 인력 양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산·학·연·관을 아우르는 '메가 협력 체계'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6일 교육부 주도로 정부, 교육계, 산업계, 연구계가 참여하는 '반도체 인재 양성 지원 협력센터'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자체 반도체 인력 채용뿐 아니라 인력 양성 생태계를 전방위 지원하는 '메가 협력 체계'에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2018년 이후 매년 1000억원 이상 산학협력을 추진한 바 있다. 이번 업무 협력으로 정부 반도체 인력 양성 정책에 부응할 확장된 생태계 조성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계에서 시급히 요구되는 현장 맞춤형 고급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업무 협약에 따라 산업계는 △현장 전문 교수 확보 △유휴·중고장비 지원 △현장 실습 및 교육 과정 개발에 협력한다. 현장 전문 교수 확보는 반도체 교육 과정을 확대해도 가르칠 사람이 부족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 반도체 현장 전문가를 확보한 만큼 이들을 활용한 현장형 교육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퇴직 엔지니어를 전문 교수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되는 상황이다.
학계에서 지적하는 노후화 교육 설비 문제도 적극 해결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양산을 위한 첨단 설비를 갖췄다. 삼성전자 유휴 반도체 공정 장비나 중고 장비를 활용하면 교육 설비 인프라를 개선하고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습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메가 협력 체계가 기업의 독자적인 인재 양성·확보 전략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계약학과와 각종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는데 비해 이공계 인재는 지속 감소, 반도체 산업을 이끌 인재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2006년 성균관대와 협력해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한 이래 연세대·KAIST·포스텍 등 계약학과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DS 부문에서 2016년부터 매년 시행하는 '테크&커리어 포럼'을 통해 해외 반도체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경력·신입까지 저변을 확대해 보다 많은 인재를 확보한다. 올해 초 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 대표이사가 직접 포럼 기조 연설에 나서 미래 반도체 산업을 이끌기 위한 인재의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공계·자연계 1~2학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캠퍼스 탐방과 이론·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삼성 샤이닝스타'도 인재 양성을 위한 포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진입 장벽이 높은 반도체산업의 분야별 전문 인력 부족 심화로 기업의 미래성장동력과 기술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반도체 인력 정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처럼 산·학·연·관이 힘을 합친 상호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업무 협약에는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패스, 알파솔루션즈,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 대한전자공학회, 반도체공학회,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총 15개 기관이 참여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