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산은 본점 부산 이전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이를 어떻게 잘 수행하느냐가 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해 정부에서 결정한 사항에 대해 거부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회장은 지난 6월 7일 취임해 이날로 임기 100일을 맞았다. 간담회에서 본점 이전을 두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강한 어조로 본점 이전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강 회장은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직원이 많다는 지적에 “산은의 전직원을 책임지는 회장으로써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도 “(직원들과) 깊은 토론도 하고 서로 생각을 진솔하게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강 회장은 부산 이전과 관련한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고도 성장 시기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제조업 중심 기지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첨병이었다”며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하려면 수도권에 이어 부울경 지역도 새로운 4차 산업혁명의 전초기지로 탈바꿈 시켜야 하는 필요성이 있고 산은 부산 이전은 그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미 산은 이전 로드맵을 세워뒀다. 금융위원회와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당장 이달부터 산은 내 부산 이전 태스크포스(TF)를 회장 직속 전담조직으로 격상한다. 내년까지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해 국토균형발전위원회 심의와 의결을 거치고 이전 대상 기능과 인력, 부지를 확정하고 사옥 신축에 돌입한다. 본점을 '서울시에 둔다'는 산은법 제4조도 내년까지 '대한민국에 둔다'로 개정할 방침이다.
노동조합을 비롯한 3000여명의 산은 직원은 본점 이전을 결사 반대하고 있어 강 회장 등 경영진과 직원들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 직원 400여명은 평일 오전 산은 본점 앞에서 부산 이전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노조는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본점 1층 로비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오는 16일 개최되는 금융노조 총파업에서도 산은 부산 이전이 주요 구호로 내걸어질 예정이다.
산은은 노사 갈등뿐 아니라 젊은 직원 퇴사라는 내홍도 겪고 있다. 부산 이전이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30여명의 직원이 퇴사했다. 강 회장은 30~40대 직원의 줄퇴사에 대해 “산은 이전이 본격화되면 인재 이탈이 많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솔직한 답변”이라며 “이탈을 줄이기 위해 부산과 서울 인원 비율이나 주거 문제 등에 대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에 대해선 “빠른 매각이 중요하다”며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또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5개 내외 산업을 선정해 집중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이 프로젝트 1호로 반도체 산업을 선정했다며 그는 “펩리스, 파운드리에 10조원, 소부장 육성에 10조원, 메모리 반도체 10조원 등 향후 5년 간 30조원의 금융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표] 부산 이전 관련 강석훈 회장 주요 발언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