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기간통신사업자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에게 배터리 관리시스템을 직접 제공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서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배터리 분야의 데이터 기업으로 진화하는 행보다. 배터리 산업과 통신·데이터가 결합한 새로운 융합서비스 모델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에 '회선설비미보유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했다.
기간통신사업은 다른 이용자 또는 기업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체 통신망을 구축하지 않지만 LG유플러스의 롱텀에벌루션(LTE) 망을 임대해서 고객 데이터를 수집·가공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의 1차적 이유는 'B-라이프케어'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것이다.
B-라이프케어는 배터리 관련 정보를 통신망에 연결해서 전기차 이용자에 편의서비스를 제공한다. 상시 진단을 통한 정확한 예상 주행 가능 거리 도출을 비롯해 배터리 진단 정보와 충전 통계, 배터리 점수, 충전소 정보, 미래가치 등을 분석해서 알려준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신청자에 한해 B-라이프케어를 무상 베타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상용화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기간통신사업 등록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이 이동통신사와 제휴하지 않고 데이터와 통신회선·서비스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관리서비스'(BaaS)를 통한 고객 편익 제공을 넘어 전기차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활용한 품질 고도화와 혁신서비스 창출을 노린 것으로 관측된다.
B-라이프케어는 전기차에 배터리 데이터 수집장치를 장착하고 LTE 망에 연결해 작동한다. 앞으로의 전기차 대중화에 따라 수백만대에 이르는 전기차로부터 방대한 배터리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전기차 고객에게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효과적인 배터리 관리를 제공하는 대가로 배터리 수명과 이용 주기, 주행 패턴 등 이용 전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데이터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성능을 높일 뿐만 아니라 폐배터리 재생산업, 배터리수명과 연계한 전기차 주행관리 등 다양한 융합서비스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 경험을 살려 ICT 융합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LG AI연구원의 AI를 활용해 배터리 예상 수명 측정, 효율화 연구를 진행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데이터와 AI, 통신융합을 전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우선 B-라이프케어 사업을 위해 기간통신 사업자 등록이 필요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 진화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