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바이오일렉트로닉스가 가진 치유의 힘

[ET시론]바이오일렉트로닉스가 가진 치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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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질병에 효과가 있는 치료제가 많이 있다. 하지만 환자가 적합하지 않은 치료만으로 생활해야 하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견뎌야 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 만성 염증 질환만 해도 그렇다. 바이오일렉트로닉스는 비교적 신생 과학분야임에도 아직 해결되지 못하는 의료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큰 잠재성에서 미래의 희망을 제시한다. 바이오일렉트로닉스는 의약품으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질병에 대응하기 위해 인체에 사용할 수 있는 전기신호를 바꿔 준다. 이 분야는 생의학적 지식과 함께 전자적 구성 요소에 대한 전문성도 함께 요구된다.

◇새롭게 부상한 의료의 한 축

오늘날 질병에 의료적 치료제가 많이 제공되지만 질병의 근본 원인이 아직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 여러 신경질환이나 만성 염증질환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신경질환이나 만성 염증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완치가 아니라 증상 완화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일반의약품은 그 부작용이 대체로 매우 강력한 편이다. 만약 환자의 몸에 전자공학적 이식체를 넣어서 인체가 스스로 치유된다면 근사하지 않겠는가. 공상과학소설 이야기같지만 한동안 인기 있는 연구 주제였으며, 실제로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을 수 있다.

[ET시론]바이오일렉트로닉스가 가진 치유의 힘

신생 분야인 바이오일렉트로닉스는 생물학적 시스템에서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기술 요소가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 발견에 집중한다. 여기에서 치료물질은 분자나 세포가 아니라 전기 자극으로 세포 생리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마이크로 임플란트로 이뤄져 있다. 생물학과 전자공학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기회로와 생물학적 시스템 모두 전기 자극을 사용해서 정보를 처리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바이오일렉트로닉스는 이 두 분야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의료의 새로운 한 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로 임플란트로 신경 자극

기존 응용사례로는 신경자극기가 있다. 신경자극기를 사용하면 신경세포는 마이크로 임플란트가 전달하는 전기 자극을 받는다. 신경자극기의 흥미로운 활용 영역 가운데 하나는 미주신경이다. 미주신경은 인체에서 가장 긴 뇌신경을 말한다. 미주신경은 머리에서 나와 얼굴, 흉부, 복부에 걸쳐 있다. 미주신경에 전기 자극을 가하면 미주신경의 염증반응을 바꿀 수 있다.

이른바 개방형장치(루프 전기 자극 임펄스를 사용하여 승인된 치료법)는 이미 파킨슨병, 우울증, 간질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이 장치는 뇌 또는 말초 신경의 표적 영역에 일관되고 사전 프로그래밍된 신경 자극을 사용한다. 그러나 병리학적 신경 활동의 감지를 기반으로 치료를 조정하는 최신 '폐쇄 루프' 바이오 전자 공학이 개발되고 있다. 이는 개방형 루프 시스템보다 더 정확하고 개인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바이오일렉트로닉스는 아직 역사가 길지 않은 연구 분야인 만큼 해야 할 일이 많다. 현재 연구의 주안점은 이식 가능한 바이오센서 개선과 더욱 지능적인 조향 장치 개발이다. 관건은 인체 내에서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임플란트 개발이다. 또 전산 능력과 데이터 통신량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이와 같은 임플란트 기기의 에너지 요구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점점 더 감도 높게 신호를 기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새로운 바이오일렉트로닉스 기기가 단순히 전기 자극 발생뿐만 아니라 환자의 질병 상태 모니터링에도 이용되기 때문이다. 신경 신호를 다른 생리학적 데이터셋과 결합시켜서 얻은 정보로 질병의 양상을 전체적으로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협업 통한 솔루션 도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 발견과 차세대 치료제 구현을 위해 머크는 매우 선택적인 미주신경 기록과 자극기 개발을 추진한다. 다양한 비즈니스 부문, 부서 전문가 간 협력과 함께 스타트업 파트너와의 협력 또한 활용하고 있다.

머크는 신경자극기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고해상도 기록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인브레인 뉴로일렉트로닉스 자회사 스타트업인 이너비아 바이오일렉트로닉스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너비아 바이오일렉트로닉스는 지난 2004년 처음 합성돼 그래핀으로도 알려진 환원 그래핀 옥시드를 사용한다. 탄소원자로 구성된 그래핀은 원자 1개의 두께로, 얇다. 전기전도성이 뛰어나고 또 유연한 소재다. 그래핀을 사용하면 전력소비량을 대폭 줄일 수 있어 특히 에너지 소비량이 높은 전기 신호 변경 전략을 토대로 한 새로운 치료법을 구현할 수 있다. 동시에 이 전극 장치는 인체 내부에서 여러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머크는 이 분야에서 B. 브라운 SE 자회사 스타트업 뉴로룹과도 협업을 시작했다. 뉴로룹과의 협업에서는 질병과 관련된 신경 신호를 탐지하고 신호에 대해 선택적으로 변경을 가할 수 있는, 매우 높은 선택도의 차세대 신경자극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뉴로룹 기기는 박막 기술을 토대로 새롭게 차별화한 다채널 커프 전극을 사용한다. 신경에 대해 매우 선택적으로 자극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치료법 또한 구현할 수 있다. 다양한 생리학적 데이터셋을 처리하면 개별 질병이 진행되게 될 방향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 또한 얻을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신경자극기와 분석을 통한 지속적 데이터 수집으로 환자에 대한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된다. 이에 따라 환자 예후가 개선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데이터와 디지털이 어떻게 혁신을 견인하는지 잘 보여 준다.

◇미래 성장 잠재력 큰 기술

바이오일렉트로닉스는 미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분야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개방 루프 전기 자극 임펄스를 사용해서 승인된 치료법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 이미 그 잠재력이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까운 장래에 광범위한 적응증에 우수한 치료가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장치 소형화와 새로운 자극 방식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새로운 소재와 기술은 개인화되고 자동화된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포괄적인 인간 대 기계 간의 인터페이스를 허용할 것이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분야는 소재와 헬스케어에서 쌓인 전문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의료시대를 개척하고 나아가 중증·만성질환을 겪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영역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카이 베크만 머크일렉트로닉스 회장(CEO) communication.mkor@merckgroup.com

◇카이 베크만 머크 일렉트로닉스 회장은…

1965년 생으로, 1984~1989년 독일 다름슈타트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1998년 근무와 학업을 병행하며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머크 정보기술(IT) 컨설턴트로 입사했으며, 1999~2004년 정보 관리와 컨설팅 부서 임원으로 일했다. 2007년 머크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임명돼 기업 정보 서비스를 총괄했다. 머크 최고행정책임자(CAO)로서 그룹 인사,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조달, 사내 컨설팅, 사이트 운영 및 비즈니스 서비스와 환경·건강·안전·보안·품질을 총괄했다. 2011년 머크 이사회 멤버로 합류, 2017년 9월부터 머크 일렉트로닉스 CEO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