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정부, 기간통신사업자 진입규제 지속완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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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통신망(회선설비)을 보유하지 않은채 통신서비스를 융합해 사업하는 기간통신사업자가 574개로 증가한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사업 진입 규제 완화가 역할을 했다.

통신서비스는 전신에서 출발해 전화, 인터넷, 모바일 등으로 확장되면서 과거에는 각 역무별로 촘촘한 진입 장벽이 존재했지만 규제가 완화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2007년 이전까지 통신사업 역무 체계는 '기간통신' 역무에 전화, 가입전신, 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이 포함되고, 통신망 없이 임대·재판매 또는 구내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별정통신', 통신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가통신' 역무로 구분됐다.

옛 방송통신위원회는 2007년 전기통신사업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기간통신사업자의 전화 역무, 가입전신, 인터넷접속, 인터넷전화 역무 등을 전송역무로 통합했다. 이전까지는 각 서비스를 제공하려할 때마다 정부 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후로는 하나의 통신서비스 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별도 허가 절차 없이 전송역무 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완화했다. 이 같은 조치는 기간통신사업자가 유무선 통신결합을 활성화하는 기반이 됐다.

통신역무에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지난 2019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존 허가제였던 기간통신사업 진입 규제를 등록제로 전면전환하고, 별정통신 역무를 기간통신과 통합했다.

복잡한 인·허가 심사 대신 정부가 지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등록증을 발급하도록 했다. 기간통신사 분류는 통신사업 범위와 재정 능력을 고려해 △회선설비 보유 무선사업 △회선설비 보유 유선사업 △회선설비 미보유 기간통신사업 등으로 유형을 분류해 등록 요건을 지정했다.

역무구분의 기준을 바꾼 획기적 변화였다. 데이터를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역무는 본질적으로 기간통신으로 동일하다 보고, 설비보유 유무와 사업분류에 따라 기준만 세분화한 것이었다. 과거 설비 중심 통신정책에서 매출과 사회적 영향력을 통신정책 기준으로 삼으려는 중요한 변화였다.

이와 같은 제도 개선으로 통신사업 진입 절차와 기간을 간소화, 기업 예측 가능성을 높이며, 회선설비를 보유하지 않은 금융, 자동차, 유통, 보안 등 분야 기업이 통신 융합서비스에 손쉽게 진출할 길을 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