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던스가 토털 솔루션으로 무장한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툴 포트폴리오로 첨단 반도체 시장을 공략한다. 반도체 개발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도록 인공지능(AI) 기술도 적극 활용한다. 첨단 공정 전환으로 EDA 툴 등 반도체 소프트웨어(SW) 비용 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유연한 라이선스 정책과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시장 저변을 확대한다.
애니루드 데브간 케이던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국내 임직원 격려와 고객사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세계 3대 반도체 EDA 툴·설계자산(IP) 기업 중 하나인 케이던스 CEO에 취임한 후 첫 방한이다. 데브간 CEO는 반도체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올해 높은 성과와 실적을 자신했다. 그는 “고객이 차세대 혁신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는 추세라 설계 활동을 촉진하고 케이던스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는 케이던스 '최고의 한해(One of the best years)'가 될 것”이라고 사상 최대 매출 가능성을 예고했다.
자신감은 케이던스 제품 포트폴리오에 기반을 뒀다. 데브간 CEO는 경쟁사와 달리 사실상 모든 반도체 설계에 대응할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케이던스가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3차원(3D) 집적회로(IC)를 대표 사례로 든 그는 “케이던스는 3D 설계 계획부터 구현, 시스템 분석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며 “엔지니어가 IC와 인쇄회로기판(PCB) 공동 설계 최적화, 신호와 전력 무결성, 전자기 간섭, 열분석 등 모든 설계과 검증을 통합된 케이던스 솔루션으로 구현함으로써 소비전력·성능·면적(PPA) 개선과 생산성 증대, 시장 출시 시간 단축 등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브간 CEO는 국내 시장의 케이던스 3D 반도체 설계·검증 솔루션 수요가 크다고 말했다. 반도체 초미세화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서로 다른 반도체 칩을 결합해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강해졌다는 지적이다. 패키징과 PCB 설계 시 EDA 툴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 배경이다. 데브간 CEO는 “일부 EDA 툴 기업은 패키징과 PCB 등 어느 한쪽의 솔루션만 가지고 있지만 케이던스는 반도체 설계·패키징·PCB 뿐만 아니라 적층에 필요한 실리콘관통전극(TSV)까지 전방위 솔루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케이던스는 차별화된 AI와 클라우드 기술로 EDA 툴 성능 고도화에 나선다. 반도체 설계 시 엔지니어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도록 솔루션에 AI를 접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AI 솔루션인 '셀레브러스'는 소비전력을 30% 줄이고, 생산성을 최대 30배 향상시킨다. AI 기반 검증 플랫폼 역시 반도체 설계 검증과 디버그 생산성을 최대 10배 개선했다.
최근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EDA 툴을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대규모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도 첨단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기존 케이던스 EDA 툴에 접근이 어려웠던 중소 반도체 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시장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 데브간 CEO 생각이다.
첨단 반도체 전환에 따라 급증한 설계 비용을 낮추기 위한 대안도 마련했다. 데브간 CEO는 “첨단 공정 전환으로 고객이 설계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며 “중소 반도체 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유연한 라이선스 정책으로 부담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케이던스 지원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아 여러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