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미래를 좌우할 중간선거 개표가 각 주(州)에서 순차적으로 시작됐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은 8일 밤(한국시간 9시 오전) 미국 각주에서 중간선거 개표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선거 전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등을 종합하면 야당인 공화당이 4년만에 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상원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격전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9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9일 15시 30분) 기준 하원(총 435석)에서 정당별 '당선 확실'은 민주당 150석, 공화당 186석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이 민주당에 크게 앞서는 모양새다. 선거 전 미 하원 구성은 민주당 220석, 공화당 212석이었다. 총 35개 선거구에서 맞붙는 상원(총 100석)에서는 민주당이 47석, 공화당이 46석을 각각 확보했다.
미 정치 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동부 펜실베니아, 남부 조지아, 서부 애리조나, 네바다 등 격전이 예상되는 8개 선거구 승패가 여·야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봤다. 실제 이번 선거 최대 경합지로 꼽힌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1%포인트(P) 이내 차이로 공화당 후보에 앞서며 진땀 승부를 벌이고 있다.
미국 NBC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모두 나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투표함 보안과 집계 데이터 해킹을 피하려고 투표함을 트럭이나 헬리콥터로 수거해야 하는 것은 물론 선거관리위원이 메모리 카드에 저장한 투표 데이터를 일일이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투표가 올바르게 진행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개별 유권자를 추적해야 하는 사례도 있다. NBC는 “지난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선언하는 데 5일이 걸렸다”면서 “많은 미국인이 우편으로 투표하기 때문에 집계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24년 차기 대권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밀리면 국정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야당이 바이든 대통령의 각종 정책에 급제동을 걸면서 완전히 새로운 정책을 제시할 수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한편 우표투표를 비롯해 중간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한 미국 유권자는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타깃스마트에 따르면 8일 오후 기준 사전투표 참여자는 4300만명 이상이다. 이는 2018년 대비 8% 가량 증가한 규모다. 닛케이는 우편투표 참여자가 늘어난 만큼 판세를 가늠할 개표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