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이어 일본 NTT도코모에 대규모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급한다.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5G·6G 네트워크 장비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 분야가 반도체를 잇는 삼성의 차세대 먹거리로 역할을 확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NTT도코모에 28㎓ 초고주파 대역을 지원하는 4.5㎏대 초경량·초소형 5G 라디오 기지국을 포함해 주파수 대역별 5G 장비를 공급한다.
세계적으로 인구 밀집도가 높고 도심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의 안정적 데이터 통신과 서비스 품질을 중시하는 일본에서 5G 장비 추가 수주는 품질을 입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버라이즌과 NTT도코모 사례에서 보듯이 삼성전자 대형 계약 체결이나 신규 시장 진출 과정에는 이재용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원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통신장비는 한 번 계약에 수조원대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 신용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너의 의지와 관심이 필수로 손꼽힌다.
이 회장은 통신장비 분야에서 직접 뛰면서 5G 장비 확대 기반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18년과 2019년 일본을 방문한데 이어 2021년 NTT 도코모와 통신장비 계약 당시, 통신사 CEO와 직접 만남을 통해 협상을 진척시켰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의 '디시'와 5G 통신장비 공급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찰리 에르겐 회장을 직접 만나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2020년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 대규모 5G 장기계약 당시에도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이번에 에드 챈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회동 역시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을 직접 챙기며 시장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회장의 다음 타깃은 6G다. 삼성전자는 통신을 백신만큼이나 중요하게 바라보는 이 회장 의지에 따라 이미 2년 전부터 6G 기술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20년 7월에는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에 이어 미국, 영국,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 산재한 삼성 리서치 조직에서 6G 연구개발을 본격화했다. 국제 통신 표준을 정하는 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분(ITU-R)과 3GPP의 의장단 멤버로 선출된 것도 주요 성과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이 회장이 장기적 안목으로 첨단 통신장비 중장기 투자를 챙기는데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동통신 사업이 반도체 신화에 필적하는 이재용 시대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과 기대감이 확산된다. 삼성전자가 오너의 의지에 따라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 진출 확대를 본격 추진하는 만큼 중소 중견 기업 등과 해외시장에 동반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내 산업 생태계에 기여하기 위한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