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설립한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컴퓨터 칩이 선천적 시각 장애인도 앞을 보게 할 것이라며 6개월 내 임상실험을 전망했다.
로이터 통신, CNBC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30일(현지시간) 열론 뉴럴링크 언론 발표회를 통해 “6개월 내로 뉴럴링크의 컴퓨터 칩 임상실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치가 준비되면 자신의 뇌에도 삽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지난 2016년 창업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이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와 우주기업 스페이스X 등과 함께 머스크의 대표적인 혁신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창업 초기 인체에 동전만한 컴퓨터 칩을 뇌에 삽입해 전자제품을 조작하게 한다는 등의 목표로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머스크는 이날 발표회에서 "우리는 개발한 칩을 인체에 삽입하기 전까지는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으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준비하려 한다”라며 “하지만 이젠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실험을 위한 서류는 거의 모두 제출했고, 앞으로 6개월이면 첫 인체 연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선천적으로 맹인으로 태어나 눈을 한 번도 쓰지 못한 사람도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럴링크의 인체 칩은 시각을 잃은 시각 장애인이 시력을 되찾거나 근육을 움직이지 못하는 신체 마비자가 디지털 장치를 수월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을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이날 머스크는 생각만으로 컴퓨터에 타자를 치는 원숭이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시연했다. 컴퓨터 앞에 앉은 원숭이는 "스낵을 먹을 수 있을까요?"라는 문장을 생각만으로 입력했다. 신경세포가 보내온 데이터를 컴퓨터가 해독하는 방식이다.
또 뉴럴링크는 수술 로봇이 컴퓨터 칩을 두뇌 모형에 이식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로봇은 64개에 달하는 미세 전극을 15분 만에 이식했다. 1mm 길이 바늘 끝에 달린 전극을 두뇌에 상처를 내지 않고 이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CNBC는 피츠버그 의과대학 싱 첸 안과교수를 인용해 뉴럴링크의 어떠한 장치도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되거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그의 발언이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기보다는 앞서 공언한 것보다 임상실험 일자가 연기된 데 대한 해명이라는 평가다.
당초 뉴럴링크는 인체 삽입 칩의 임상실험을 10월 말까지 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으나 머스크는 목표 기한을 며칠 앞두고 별다른 설명 없이 이를 연기한 바 있다.
뉴럴링크는 작년 4월 원숭이의 머리에 칩을 심어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게 만드는 장면을 공개해 학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지만, 오너인 머스크를 만족시킬 정도로 빠르게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 로이터의 설명이다.
또, 원숭이 실험에서도 내부 출혈, 마비, 만성 감염, 발작에 심한 경우 사망하기까지 하는 등 높은 위험도로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던 만큼 업계에서는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임상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