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8월 출시된 5세대(5G) 이동통신 중간요금제 가입자가 10월 말 기준으로 이통 3사 합산 34만명으로 집계됐다. 가입자를 크게 늘리지는 못했지만 가입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순기능은 확인됐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말 기준 이통 3사 합산 5G 중간요금제 가입자는 약 34만명이다. 중간요금제 출시 후 가입자 수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이통사 가입자 비율인 5:3:2 공식을 대입하면 SK텔레콤 17만, KT 10만, LG유플러스 7만 명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3사는 8월 초 SK텔레콤을 필두로 같은 달 말 KT와 LG유플러스가 차례로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SK텔레콤 5만 9000원·24GB △KT 6만 1000원·30GB △LG유플러스는 6만 10000원·31GB 로 제공 중이다.
10월 말 기준 알뜰폰(MVNO)을 제외한 3사의 5G 가입자 수가 약 2685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중간요금제 가입자는 약 1.3% 수준이다. 하지만 3사가 두 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34만명을 모은 만큼 순증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내 약 6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요금제 상위 구간에서 하향한 가입자 비율이 월등히 높다. 이 때문에 통신사는 중간요금제가 가계통신비를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윗 구간인 6만9000원~7만5000원·100~150GB 요금제 가입자의 이동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10월 말 기준 헤비유저를 포함한 5G 가입자 데이터 평균 사용량이 28GB로 중간요금제만으로도 일반 가입자의 평균 사용량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롱텀에벌루션(LTE)에서 5G로 전환 시 단말기 보조금 때문에 8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를 사용했던 이용자도 중간요금제로 이동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요금제 상향도 나타났다. 5만원 중반대에 10GB수준을 제공하는 저가 요금제 가입자는 약 4000~6000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 중간요금제로 이동하며 데이터를 보다 많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중간요금제 가입자가 시장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는 못한 것으로 본다. 우선 대용량 데이터를 기대한 이용자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요금제가 다양하지 않아 동인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시장경쟁 활성화와 소비자 편익 증가를 위해 50~70GB구간의 새로운 중간요금제에 대한 요구도 나오기 시작했다.
통신업계는 추가 중간요금제 요구 가능성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당장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50~70GB 구간 상품 출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통사 한 관계자는 “중간요금제를 LTE에서 5G로 전환하는 것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면서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