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통신시장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50~70GB급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가 화두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와 정부 중심으로 새로운 중간요금제 출시 요구 확산 가능성이 감지됐다.
지난 8월 24~31GB급 중간요금제 출시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중간요금제가 새해에 다시 이슈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사는 지난 7~8월 △SK텔레콤 월5만9000원·24GB △KT 월6만1000원·30GB △LG유플러스 월6만1000원·31GB로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다. 그러나 기대한 만큼 중간요금제에 이용자가 몰리지 않았고, 소비자 선택권 확대 효과도 크지 않았다. 이에 새로운 중간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국회는 물론 정부 내부에서도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감사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간요금제가 100GB급 이상 고가요금제 이용자 요금을 아래 구간으로 낮추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중간요금제의 GB당 데이터 요금이 오히려 증가했고, 소비자 만족도가 크지 않다며 추가요금제 출시를 요구했다. 당시 국감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추가 출시를)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일부 의원실은 과기정통부에 국감 결과보고서 작성을 위해 좀 더 구체적인 추가 서면답변서를 요청했다. 답변이 미흡할 시 중간요금제 이슈를 재점화할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도 통신사의 경쟁 압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경쟁활성화 정책과 요금제 출시 유도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30GB 구간에서 새로운 요금제가 나왔는데 상식적으로 50·70GB 징검다리 요금제가 나와야 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통신사가) 소비자 등 여러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간요금제 성과와 관련해 시간이 지나면 30GB대 요금제에 대한 효과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별개로 하더라도 요금제가 세분화·다양화될 필요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을 볼 때 국회와 정부가 2023년도 주요 과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중간요금제 출시 문제가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통신업계에서는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려는 정부와 국회 압박에 대한 불편한 시각이 감지되고 있다. 50~70GB 중간요금제 이후에는 또 다른 저가 요금제 출시 요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을 민간에 맡긴 이상 시장이 작동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통신사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중간요금제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
박지성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