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기반 반도체 설계자산(IP) 아키텍처 'RISC-V' 진영에 중국이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RISC-V 인터내셔널 이사회와 기술위원회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프리미어 멤버십' 회원 가운데 50% 이상을 중국 기업과 기관이 차지했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반도체 IP 등 첨단 기술의 수출 규제를 받고 있는 중국이 개방형 생태계인 RISC-V 주도권을 확보, 시장 영향력을 키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RISC-V 연합인 'RISC-V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회원 총 25개 가운데 본사 기준 중국 기업·기관은 모두 13개다. 미국 8개, 영국 2개, 인도 1개, 대만 1개 대비 많은 수가 포진해 있다. RISC-V 프리미어 회원은 연간 25만달러 이상의 회비를 내며, 연합 대표 성격인 이사회와 기술 개발 방향을 주도하는 기술위원회 의석을 받는다. 180여개에 이르는 '전략적 회원'보다 수는 적지만 영향력은 더 강력하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세미파이브 등이 전략적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 프리미엄 회원으로는 안데스테크놀로지, 베이징오픈소스칩연구소(BOSC), 청웨이캐피털, 신창하이허연구소, 중국과학원컴퓨터기술연구소(ICT), ISCAS, 텐센트, UNISOC, ZTE, 화웨이 등이 등록했다. RISC-V 인터내셔널 설립 초기에는 미국 구글, 퀄컴, 사이파이브, 웨스턴디지털 등이 주도하고 중국은 소수 기업만 참여했지만 점차 확대되고 있다.
RISC-V는 2010년부터 개발되고 있는 개방형 반도체 IP 아키텍처로, 반도체 IP계 '리눅스'로 불린다. 미국 인텔 주도의 x86과 영국 Arm 기반과 달리 라이선스나 로열티 없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도체 공정 첨단화에 따라 급격히 상승하는 IP 로열티와 라이선스 비용을 줄이고 최적화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 RISC-V 진영에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 최근 파운드리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인텔도 RISC-V 진영에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시장조사업체 세미코리서치는 RISC-V 기반 중앙처리장치(CPU) IP가 5년 동안 연평균 34.9%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9% 안팎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전체 반도체 IP 대비 폭발적인 성장세다. 인공지능(AI) 칩 경우 2027년까지 250억개가 RISC-V 기반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 RISC-V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회원 현황]
자료 : RISC-V 인터내셔널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