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23'은 연결성(Connectivity)·환경(Environment)·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 세 가지 가치를 내세운 최신 기술의 총 집결장이 될 전망이다. 변화된 소비가치를 반영하고, 인류 공동 과제 해결을 모색하는 등 한층 진보된 기술 가치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결성(C), 고객경험의 시작
CES 2023을 관통하는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연결성'이다.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기기 간 통신을 가능케 한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들을 하나로 연결, 사용경험을 확장하는 것이 곧 제품의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최근 글로벌 가전시장 화두인 홈사물인터넷(IoT) 표준이 그 중심에 있다. 구글, 아마존 등이 주도하는 홈IoT 표준 '매터'와 삼성·LG 등이 중심이 된 글로벌 가전 협의체 'HCA' 두 진영 간 '연결 경쟁'도 흥미롭다.
지난해 불참했던 구글과 아마존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핵심 기술력 소개와 함께 '매터'를 적용한 스마트홈 플랫폼과 IoT 기기를 대대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HCA 역시 별도 부스를 마련해 삼성전자를 포함한 LG전자, 일렉트로룩스 등 회원사 핵심 가전 연동을 시연한다.
가전에 국한했던 '연결성'은 이번 행사에서 이기종 기기 간은 물론 가상과 현실 간 연결도 제시한다. 행사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은 '궁극적인 디지털 드라이빙 머신'을 주제로, 미래 모빌리티가 현실과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비전을 발표한다. LG이노텍은 미래차 기술로 차량과 스마트폰 연결 안정성을 최적화한 5세대(G) 와이파이 콤보 모듈을 공개한다. 하나의 공간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자동차를 집, 모바일, 회사 등과 어떻게 연결할지 방법론 제시가 본격화된다.
◇환경(E), 가치를 넘어 산업으로 진화
지난해 CES 2022에서 주목 받은 친환경 기술과 가치는 올해에도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그동안 사회공헌이나 기여 활동에 그쳤던 친환경은 고객 소비가치를 결정하는 요소인 동시에 하나의 산업으로까지 진화했다.
매년 최대 규모 부스를 마련한 삼성, LG, SK, 현대 등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은 CES의 친환경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품에 적용한 친환경 소재 현황을 소개하는 한편 탄소중립을 실현할 핵심 솔루션으로 에너지 모니터링 솔루션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대대적으로 강조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친환경 노력을 집중 소개할 'ESG존'까지 별도로 마련했다. SK계열사들은 2030년까지 2억톤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담은 '2030 넷제로를 위한 행동'을 주제로 한 공동 전시관을 운영한다.
CES에 두 번째로 참가한 HD현대는 해양 모빌리티 미래상을 제시한다. 무인화, 원격 디지털 솔루션을 바탕으로 에너지 절감, 친환경 저탄소 연료 추진 기술 등을 탑재해 미래형 선박의 청사진을 공개한다. 여기에 기조 연설자로 나선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첨단 전동화 기술을 제시하는 등 산업 전 영역에서 친환경 의제가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성(S), 인류 과제 해법 제시
단순한 영리 추구를 넘어 건강하고, 의미 있는 성장을 의미하는 '지속가능성'은 최근 산업을 넘어 인류의 공동 관심사로 주목 받고 있다. 미래까지 모두가 가치 있는 성장을 이루기 위한 기술 논의가 본격화된 것이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이번 행사의 핵심 키워드로 '인류 안보(Human Security)'를 제시했다. 인류 번영과 존속을 위협하는 것으로 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대비하기 위한 기술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후변화로 인해 커져만 가는 식량 위협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변되는 전염병은 인류 안보를 위해 기술 대응이 절실한 영역이다. 실제 CES 2023에서는 식량과 전염병 등 해법 구상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제시된다.
미국 농기계업체 존 디어의 존 메이 CEO는 기조연설에서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기술이 식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대안을 밝힌다. 기술 기반 농업혁신으로 새로운 산업 창출과 인류 안보까지 확보할 방안에 관심이 집중된다.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면서 진화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도 대거 선보인다. SK바이오팜은 생체신호를 감지해 뇌전증 발작을 예측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라이프시맨틱스는 호흡재활 디지털 치료기기를 각각 공개한다. 올해 처음 CES에 참여하는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을 소개하는 등 우리 기업들은 코로나 펜데믹 이후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진화된 IT 기술을 접목, 새로운 시장 창출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