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재도약을 다짐하며 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신년사에서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고객·기술 중심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2일 “어려운 때일수록 세상에 없는 기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하고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인 품질력을 제고하자”면서 “고객의 마음을 얻고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 기술 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재용 회장 명의의 신년 메시지는 별도로 내놓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30일 9박 10일 동안의 동남아시아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며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새해 계획을 대신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원팀'을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는 초격차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으로 세상의 혁신을 이끌고 있고, 이는 우리의 대체 불가능한 가치”라면서 “올해 모바일과 클라우드 양축의 고객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자동차와 AI 고객을 추가해서 새로운 성장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2023년에 친환경 사업의 실질 성과 창출을 당부했다. 김 부회장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려면 '뉴그린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른 가시 성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신년사를 발표한 최태원 SK 회장도 “2023년 한해 어려운 경영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경영시스템을 단단히 가다듬는 기회로 삼아 나아가자”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철저하게 리스크에 대비하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고객에 더 집중하고 고객에게서 답을 찾고자 한다”면서 “어려운 환경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나침반이 필요하고, 우리 사업의 나침반이자 본질은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올해 핵심 경영 키워드로 '강한 실행력'을 내세웠다. 권 부회장은 “가장 필요한 것은 강한 실행력”이라면서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효율적 업무환경을 조성해서 더 큰 미래를 준비하자”고 밝혔다.
정철동 LG이노텍 대표는 경영 키워드로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꼽고 △고객이 가장 먼저 찾는 LG이노텍 구축 △탄탄한 수익구조 확보 △고객 중심의 일하는 문화 정착 등 3대 전략 방향을 내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 걸음도 내디디기 어려운 극한의 상황에서도 멈추거나 움츠러들기보다는 내일을 꿈꾸며 100년 한화를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면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함해 지속적인 신사업 확장과 사업 재편 같은 미래 지향적 경영 활동을 지원할 새로운 조직문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주문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사업 환경의 변화는 유례없는 장기 침체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위기 극복의 지혜와 기업의 생존이 자발적으로 혁신하는 현장의 인재들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진부터 현장 직원까지 조직 전반에 걸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사실상의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위기를 직시하고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시대에 소비자와 최접점에 있는 유통업계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위기의식은 다가오는 재난을 막는 고마운 레이더 같은 역할을 하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며 철저히 대비하되 대응 관점을 기회로 바꿀 것을 독려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 환경은 위기이자 큰 도약의 기회”라면서 “중기 전략의 성공적 실행을 통한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