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산업계에서는 이번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 공제 추가 확대가 위축된 기업 투자 분위기를 반전시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속도 내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맞물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연구개발(R&D)과 생산 능력을 고도화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적극 환영했다. 조속한 입법도 주문했다.
이번 세제 지원 강화 방안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 기업의 시설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평가된다. 대기업·중견기업 기준 8%에 불과했던 시설 투자 세액 공제율을 두 배 가까이 상향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소자, 디스플레이 패널, 배터리 셀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주축을 맡았던 만큼 세액 공제율을 15%까지 끌어올린 것은 고무적이다.
반도체는 최근 전방 산업 위축으로 투자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이 '반도체칩과 과학법(칩스법)'으로 자국 내 생산 공장 구축 시 25% 세제 혜택을 주면서 인텔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TSMC도 미국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에 국내도 기업 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법·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었다.
이번 세제 지원 강화 방안에 따라 기본 세액 공제 외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세액 공제율(10%)까지 더하면 해외에 뒤처지지 않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세액 공제율 추가 확대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 속에서 한시바삐 대응 채비를 갖춰야 하는 국내 반도체 업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대규모 제조 시설 투자에 강력한 추진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업계도 업계 투자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했다. 규모도 당초 계획 대비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현재 패널 기업이 검토하는 정보기술(IT)용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신규 투자 결정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OLED 비중이 아직 4%에 불과한 IT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전지산업협회도 “고금리, 고물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배터리 업계가 계획한 투자를 차질 없이 이행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 11월 정부와 함께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 국내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기업 투자가 소부장 기업 R&D와 장비 발주로 이어져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후방 산업 고용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세제 혜택은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시너지를 극대화해 기업 투자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일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의결하고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 단지를 지정, 신속한 투자를 이끌고 전문 산업 인력 양성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각 협회는 “입법이 이른 시일 내 차질 없이 이뤄져 민간 투자 확대를 조속히 지원할 수 있는 국회 지원도 당부한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R&D 고도화 기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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