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對)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는 27일(현지시간)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동참하기로 합의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협상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설리번 보좌관이 네덜란드와 일본과 며칠 동안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다양한 의제 가운데는 첨단 기술 안보 문제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적당한 시점에 보도자료를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네덜란드와 일본이 대화에 참여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반도체 업체에 첨단 기술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출도 제한했다.
미국은 이후 네덜란드와 일본 동참도 촉구했다. 반도체 첨단 공정용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ASML과 일본 TEL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 핵심 장비를 공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블룸버그는 네덜란드와 일본이 수출 규제에 가세하면 EUV뿐 아니라 심자외선(DUV) 장비 수출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DUV는 EUV와 견줘 덜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는 장비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많이 쓰인다. 일본 노광장비 기업인 니콘도 수출 제한 영향권에 들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D램,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시행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각국 행정 절차 등을 고려하면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려는 미국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중국 대응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는 앞서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를 구할 수 없으면 스스로 개발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 중국은 거기에(장비 개발)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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