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이어 유승민도 불출마...전당대회 남은 변수는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유승민 전 의원도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승민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은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다.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라며 당대표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나 전 의원 불출마 이후 국민의힘 당권 경쟁구도의 마지막 변수로 여겨졌었다. 유력후보 두 명이 불출마가 결정되면서 당대표 경선은 김기현·안철수 의원 양강구도로 흘러갈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나-유 전 의원들을 향했던 지지율의 향방이다. 두 인물 모두 나름 유력주자로 거론되면서 의미 있는 지지율을 기록해왔던 만큼 해당 표의 이동에 따라 흐름이 바뀔 수 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30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윤상현 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동구·미추홀구 갑·을 당협 합동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30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윤상현 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동구·미추홀구 갑·을 당협 합동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론조사 상으로는 안 의원 쪽으로 더 많은 표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앞서 30일 발표된 알앤써치(아시아투데이 의뢰)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대표 적합인물로 안 의원이 39.8%, 김 의원이 36.5%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는 나 전 의원 불출마 선언 이후 27과 28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0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유 전 의원의 불출마 상황을 가정했었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안 의원 측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순위까지 역전하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캠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나 전 의원을 지지하던 표들이 안 의원 지원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장애인위원회 신년인사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장애인위원회 신년인사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 측은 당내 지원군을 확대하며 대세론에 힘을 키워나가고 있다. 당 내부에 따르면 그동안 나 전 의원을 물밑에서 도왔던 인물 다수가 최근 김 의원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이 김 의원과 안 의원 모두에게 연대 및 지원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 세력은 김 의원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셈이다. 오랜 기간 국민의힘에서 활동해 온 경험과 조직력이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질적인 지지율 향방은 지역순회 합동연설과 다섯 차례의 TV토론이 시작되는 2월 중순부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권주자들이 아직 후보 등록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의 지지율은 막연한 부분이 있다”라며 “합동연설과 TV토론 등을 통해 후보간 경쟁구도와 정책 경쟁력 등이 드러나면 격차가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