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받은 막대한 투자자금을 스타트업에 재투자하고 있다. 인공지능(AI)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반도체, 로봇, 바이오, 금융 등 투자 분야도 다양하다. 각 분야 신기술을 오픈AI의 연구개발(R&D) 과정에 접목, 기술경쟁력을 가속하는 동시에 AI 생태계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오픈AI는 지난해 스타트업 전문 투자 벤처캐피털(VC) '오픈AI 스타트업 펀드'를 설립, 직접 운영하고 있다. 투자기업과 금액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1년 동안 10여곳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까지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소형화된 반도체 칩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아토믹세미'(Atomic Semi)와 법적 분야 AI 솔루션 기업 '하비'(Harvey) 등에 시드 투자를 했다. 이보다 앞서 투자한 스타트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반도체, 로봇,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불리는 다양한 분야에 선제 투자했다. △AI 데이터를 활용해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는 '킨드레드 AI'(Kindred AI) △자연어 처리 스타트업 '프라이머'(Primer) △로봇 조작용 '유니버설(만능) AI' 개발사 '코베리언트'(Covariant) △혈액 생체검사기를 통해 전염병을 진단하는 스타트업 '카리우스'(Karius) △AI 운전보조솔루션 개발업체 '나우토'(Nauto) △채점 시간을 단축하고 교수 학습 과정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SW) '그레이드스코프'(Gradescope)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설립한 신경과학 기술기업 '뉴럴링크'(Neuralink), 초거대 AI연구를 오픈소스화하고 윤리적인 연구에 주력하는 비영리단체 '일루서AI'(EleutherAI) 등에도 투자했다. 이들 스타트업은 대부분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AI 스타트업 중심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챗GPT에 오픈AI가 왜 스타트업에 투자를 많이 하는지를 질문했다. 그 결과 “AI가 많은 산업을 혁신하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 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혁신적인 기술, AI를 활용해 어떤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비전이 명확한 기업을 발굴해서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투자를 통한 수익 및 효과와 관련한 질문에는 '수익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오픈AI 스타트업 펀드가 AI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함으로써 AI 신기술 개발과 채택을 가속화할 수 있고, AI 생태계 활성화도 지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오픈AI가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될성부른 떡잎'을 골라 투자하거나 인수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오픈AI의 개발 역량을 극대화하고 산업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