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이어 대체유...식물성 원료 제품 경쟁 불붙는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유(乳) 음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동물성 유제품을 단순히 식물성 원료로 교체하는데 그치지 않고 영양 성분을 추가한 기능성 음료로 인식되면서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건강과 친환경 소비에 관심이 커지는 점도 성장을 이끈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우리나라 인구의 75%가 유당을 분해·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을 겪고 있어 대체유 수요도 크다. 이에 식품업계는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대체유를 낙점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제로밀크 상표권을 출원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제로밀크 상표권을 출원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최근 대체유사업을 예고한 상표권 '제로밀크'(Zero Milk)를 출원하고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귀리를 원료로 한 대체유와 식물성 치즈 등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푸드는 그동안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에 집중했지만 올해는 영역을 확장, 대체유를 포함한 식물성 대안식품 사업군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식물성 대체유는 콩을 주원료로 한 두유가 주를 이뤘지만 아몬드, 귀리 등 다양한 곡물로 세분화되는 추세다. 곡물 특유의 텁텁한 맛을 없애고 동물성 유제품과 유사한 부드러운 맛을 구현하는 푸드테크가 핵심이다. 이보다 앞서 유업체들이 시장에 진출,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콩, 귀리, 아몬드 등 다양한 대체유 원료 제품군을 보유한 선두 기업이다. 지난 2016년에 출시한 '매일두유'와 글로벌 식품사 블루다이아몬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독점 생산·공급하는 '아몬드브리즈', 자체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 등 식물성 음료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21년 출시한 귀리음료 어메이징 오트는 출시 1년 만에 판매량 2000만팩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올해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넘어 기업간거래(B2B) 공략을 강화, 소비자 접점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대체육 이어 대체유...식물성 원료 제품 경쟁 불붙는다

이와 함께 미국 대체 유단백질 기업 퍼펙트데이와 협약해 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퍼펙트데이는 세계 최초로 단백질 생성 유전자에 미생물을 결합, 발효를 통해 단백질 생산에 성공한 기업이다. 매일유업은 퍼펙트데이가 생산하는 원료를 한국에 들여와 완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판매할 계획이다.

남양유업도 지난해 식물성 대체유 브랜드 '아몬드데이'를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몬드데이는 남양유업이 자체 개발한 것으로, 아몬드 음료 특유의 밍밍하고 심심한 맛을 개선하기 위해 로스팅 공법과 동결분쇄 공법을 활용해서 향 및 풍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남양유업은 이보다 앞서 2019년 식물성 원료 브랜드 '자연이 답'을 론칭하며 선제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단종한 경험이 있다.

CJ제일제당도 식물성 대체유 전문 브랜드 '얼티브'를 내놓으면서 출사표를 내밀었다. 얼티브 플랜트유는 현미 및 완두콩 단백질을 함유해 우유 단백질과 유사한 필수 아미노산 8종을 함유하고 있다. 이 제품은 CJ제일제당 식품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한 것으로, 정식으로 사업화됐다. 커피 제품으로까지 라인업을 확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물 기반 제품이나 동물성 대체식품 분야는 전 세계적 트렌드로 정부와 기업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면서 “대체유 역시 다양한 원료 경쟁에 힘입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