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까지 미래기술 선점 경쟁이 치열한 영역에서 연이은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삼성의 미래 핵심 무기인 만큼 초격차 전략 점검은 물론 공격적인 투자 의지를 재차 강조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본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천안·온양 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봤다.
천안캠퍼스를 찾은 이 회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웨이퍼레벨패키지(WLP) 등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봤다. 이어 열린 경영진 간담회에는 경계현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이 참석해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지난 7일에도 이 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현장 방문과 함께 주요 경영진과 IT 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 현황, 전장용 디스플레이 사업 등을 논의했다.
이 회장이 잇따라 방문한 패키지와 디스플레이 산업은 향후 10년 이후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확대해 나갈 수 있느냐를 가늠할 중대한 기술 변곡점에 있는 분야다.
QD-OLED는 중국이 주도하는 액정표시장치(LCD) 영역을 넘어서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분야다. 반도체 패키지 기술 역시 삼성전자가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영역이다.
미래 기술 글로벌 초격차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 회장의 연이은 현장 행보는 공격적 투자 구상과 함께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지난 7일과 17일 두 차례 현장 방문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투자'다. 경영진에게 공격적 투자를 통한 초격차 확보로 위기 대응을 주문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 규모 운영 자금 단기차입을 결정했다. 매년 40조~50조원에 달하는 투자 규모를 유지하고 반도체 등 미래 초격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국가적 지원을 받는 중화권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그들보다 한 발 앞선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유일한 대응책”이라며 “이 회장은 앞선 기술을 조속히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 양성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