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레벨4 자율주행칩 만든다…美 암바렐라 칩 위탁생산

삼성전자가 레벨4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반도체를 위탁생산한다. 레벨4는 자동차가 자체적으로 상황을 인지·판단해서 비상시에도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대처하는 기술이다. 삼성이 최첨단 반도체이자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자율주행 반도체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암바렐라가 설계한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제조한다고 21일 밝혔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암바렐라 시스템온칩(SoC) 'CV3-AD685'를 5나노(㎚) 공정으로 만든다. 최신 인공지능(AI) 엔진을 탑재한 이 반도체 칩은 카메라와 레이다로 취합한 운전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한다.

암바렐라는 인텔 모빌아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성장 잠재성이 높은 회사다. 글로벌 전장 업체 콘티넨탈이 올해 초 암바렐라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퍼미 왕 암바렐라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의 검증된 공정으로 '레벨 2+'부터 '레벨 4' 구현에 필요한 높은 수준의 AI 성능과 전력 효율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암바렐라 자율주행용 AI 반도체 적용 개념도(사진=암바렐라)
암바렐라 자율주행용 AI 반도체 적용 개념도(사진=암바렐라)

삼성전자가 자율주행칩을 위탁생산하는 건 이번이 처음 아니다. 삼성은 전 세계 자율주행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테슬라 자율주행칩도 위탁생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19년 한 설명회에서 삼성전자가 자율주행용 컴퓨터 칩을 생산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자동차 전장화 추세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했으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략해 온 기존과 달리 이제는 자동차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자율주행칩까지 고부가 핵심 기술 강화가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최신 4나노 공정도 오토모티브로 확대하는 등 파운드리 공정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자율주행 차량 분야 신규 고객사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 2027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외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