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넷이 국민 43%가 망 사용료(망 이용대가)를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오픈넷은 망 사용료에 반대하는 구글로부터 지금까지 10억원 이상 직접 후원을 받은 단체다. 통신사들은 조사 공정성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구글은 넷플릿스와 함께 망 이용대가 입법화에 반발하고 있다.
오픈넷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망 사용료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 전체 응답자의 43.1%가 망 사용료 법제화에 반대했다고 20일 밝혔다.
망 사용료 법제화 찬성은 30.1%, '잘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는 26.1%를 각각 기록했다. 망 사용료 입법이 통과되면 콘텐츠 요금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 62.9%가 '동의한다'고 답했고, 27.8%가 '동의하지 않는다' 9.3%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망 사용료법 통과시 해외 콘텐츠 사업자가 화질을 낮추거나 이용요금을 높이면 서비스 이용 및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71.2%, 계속 이용하겠다는 응답자는 14.5%, 잘 모르겠다는 14.3%를 각각 기록했다.
통신사는 응답자에게 편향된 가정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왜곡된 응답을 유도했다며 반박했다. 오픈넷의 망 사용료 정의와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설문조사 설명문에는 '인터넷 사업자들이 인터넷망의 유지비용을 이들(CP)에게 부담시킨다는 명목으로 인터넷 접속비용 외 별도 추가 요금 즉 '망 사용료' 징수를 요구해왔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법원은 인터넷 망은 유상이며, CP가 한국의 인터넷 망에 연결해 인프라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상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최소한 논란이 분분한 사안에 대해 오픈넷이 망 사용료를 '추가요금'이라고 정의한 질문을 구성, 답변자 반대를 유도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게 통신사 입장이다.
또 오픈넷은 “'망 사용료(데이터량에 비례한 추가 접속 요금)법'이 통과돼 해외 콘텐츠 사업자가 국내 인터넷 사업자와 접속하는 비용이 대폭 늘어나게 되면 해외 콘텐츠 사업자는 화질을 낮추거나 이용요금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7번)”는 질문을 구성했다.
망 사용료를 추가 지불요금으로 일방적으로 정의했고, CP가 지불하면 화질 저하나 요금 인상이 당연시 되는 것으로 전제해 질문을 구성했다. 하지만, 실제 시장상황은 다르다. 넷플릭스와 트위치는 망 사용료를 내지 않은 채 소비자 사용료를 올렸고, 트위치도 아무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화질을 저하시켰다. 현재로선 망 사용료와 이용요금 인상, 화질저하 간에는 직접적 인과관계를 찾기 힘든 것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복잡한 기술적 문제에 대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왜곡된 조사 문구로 설문을 진행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설문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CP와 통신사간 망 이용대가 논란이 재점화 된 가운데 박완주 의원(무소속)은 22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CP의 인프라 공정기여 방안을 찾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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