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8.6세대 OLED' 4.1조 초격차 투자

2026년 IT용 패널 생산 도전장
고난도 공정 실현 기술 주도권
소부장 협력 통해 공급망 안정화
윤 대통령 “디스플레이 새 도약”

삼성디스플레이가 4조1000억원을 투자해 8.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생산에 나선다. 8.6세대는 전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제조 공정이다.

디스플레이는 세대가 높을수록 더 큰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등 생산이 매우 까다롭다. 중소형 OLED 1위 삼성이 또 한 번 초격차 달성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일 충남 아산 캠퍼스에서 신규 투자 협약식을 열고 오는 2026년까지 정보기술(IT)용 OLED 패널 생산에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가로 2.25m, 세로 2.6m 크기의 8.6세대 OLED 패널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8.6세대 OLED' 4.1조 초격차 투자

이번 투자는 삼성이 앞으로 10년 동안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지역 균형발전 투자 가운데 첫 사례가 됐다.

8.6세대는 기존 6세대(1.5×1.8m)보다 큰 유리 기판(원장)을 사용한다. 한 번에 더 많은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다. 14.3인치 태블릿 기준, 6세대 설비는 연간 450만대를 만들 수 있지만 8.6세대 설비로는 100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다.

높은 생산성에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8.6세대 OLED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유기물 증착 등 공정 난도가 높아 진입이 쉽지 않았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투자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OLED 시장에서 다시 한번 경쟁 우위를 확인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 협력 전략도 발표했다. 공동 기술 개발과 제조 혁신, 물품 조기 지급 지원 등 전방위 지원으로 투자 시너지를 끌어올리려는 포석이다. 소부장 생태계를 고도화해 안정적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삼성디스플레이 투자 성과를 극대화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OLED 생산 기술 혁신과 응용 제품 개발에 4200억원 규모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한다.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유인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확대할 예정이다. 9000여명에 이르는 디스플레이 전문 인력을 양성해 우리 기업이 글로벌 OLED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해 OLED 패널 모듈 공정 시설을 시찰하고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여는 신규 투자”라며 “글로벌 첨단 OLED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아무도 가보지 못한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겠다”며 “충남 경제는 물론 협력업체, 중소기업, 대학을 포함한 전체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의 성장을 이끄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