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20만대에서 160만대까지 상향하며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인다. 2030년 글로벌 시장에 총 430만대를 판매해 매출 160조원, 영업이익 16조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기아는 5일 송호성 사장 주재로 주주와 애널리스트 대상으로 '2023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사업 전략, 재무 목표 등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속 지난 3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밝힌 사업 전략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송 사장은 “2030년 글로벌 시장에 올해 목표치 320만대 대비 34.4% 증가한 430만대를 판매해 양적 성장을 달성하겠다”면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55%(238만대)까지 끌어올려 선도적인 전동화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기존 2030년 목표치보다 전체 판매 대수를 30만대(7.5%), 친환경차 판매를 32만대(15.5%) 높여 잡은 수치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 역시 지난해 발표보다 3%포인트(P) 상향했다.
기아는 EV6의 '2022 유럽 올해의 차' '2023 북미 올해의 차' 수상으로 인정받은 전기차 기술력과 상품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크게 높였다. 기아는 중장기 전기차 판매 목표로 2026년 100만5000대, 2030년 160만대를 제시했다. 지난해 밝힌 목표치 대비 각각 약 20만대(25%), 40만대(33%) 끌어올린 것이다.
송 사장은 “올해 상반기 전기차 플래그십 모델 EV9을 비롯해 2027년까지 총 15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전기차 모델 수도 지난해 밝힌 계획에서 1개 차종을 추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신기술 중심의 4대 핵심 상품 전략도 지속 실행한다. 2025년 이후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적용,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성능을 최신화와 최적화를 지원한다.
송 사장은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 “올해 선보일 EV9에 일정 구간에서 '핸즈오프'가 가능한 3단계 수준 자율주행 기술인 HDP를 적용하고, 2026년 자율주행 속도 상향은 물론 특정 조건에서 전방 주시조차 필요 없는 '아이즈오프'를 지원하는 HDP2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목적기반차량(PBV)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에 청사진도 구체화했다. 오토랜드 화성에 구축할 PBV 전용 생산공장을 통해 2025년 중형급 전용 PBV 모델을 출시한다.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PBV 로보택시를 비롯해 소형에서부터 대형까지 아우르는 PBV 등 풀라인업 구축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송 사장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SW) 기반 특화 솔루션을 사업화해 고객의 필요에 기반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면서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사업과 연계한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중장기 재무 실적도 기존 계획보다 개선한다. 기아는 2030년 매출액은 2022년 실적 대비 약 84% 증가한 160조원, 영업이익은 122% 증가한 16조원, 영업이익률은 1.6%P 오른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도 이어갈 방침이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약 32조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미래 사업 투자 비중을 4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