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차세대 공용 플랫폼을 2025년 이후 신차에 도입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략과 맞물려 있다. SDV는 소프트웨어(SW)로 하드웨어(HW)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M 플랫폼은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Domain Centralized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제어기를 통합 SDV 전환을 앞당기는데 기여한다.
현대차그룹은 “SDV 개발을 위해 공용화한 HW와 SW 플랫폼을 신차에 적용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기획과 설계, 제조 등 양산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을 공용화하면 차량 개발 복잡도가 낮아져 SDV 기술 신뢰도가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새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과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적용한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플랫폼을 공용화하면 차급과 관계없이 부품도 공유할 수 있어 차량 개발 효율성이 높아진다. 제조 원가도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eM은 모든 전기 승용차 차급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현재의 전기차 대비 50% 이상 개선된다.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적용과 무선 업데이트(OTA) 기본화 등을 목표로 한다.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해 배달과 배송, 차량호출 등 기업간거래(B2B)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eM과 eS 플랫폼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체계 아래 탄생한다. IMA는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 및 모듈화한 개발 체계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개별 전기차 모델마다 별도 사양이 반영되는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차급별로 유연하게 적용, 효율적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어기도 통합하고 있다. 차량 제어기를 4가지 기능 영역으로 각각 통합시킨 기능 집중형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제어기 수를 크게 줄여나갈 계획이다. 기존에는 차량의 각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제어기의 SW 시스템을 모두 개별로 수정해야 했다. 제어기를 통합하면 이를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통합 제어기는 다양한 차급과 국가별로 최적화된 지역 전략 차종을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밑바탕이 된다. 차량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성능을 개선하는 작업도 손쉽게 할 수 있다. OTA 주기는 단축되고 범위는 확대된다.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제품 경쟁력이 높아진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오는 18∼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2023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현지 시장을 겨냥한 전략형 차종을 공개한다. 현대차는 전시회에서 2160㎡ 규모 전시관을 꾸려 전기차 '아이오닉6',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하이브리드차 '투싼' 등 친환경차 3종을 전시한다.
고성능 자동차인 N브랜드 '더 뉴 엘란트라'(아반떼) N디자인을 세계 처음 공개하고, 고성능 전기차 'RN22E'와 수소 하이브리드차 'N비전74', 중국형 투싼 'N라인', 라페스타 'N라인' 등을 선보인다. 중국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무파사도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다.
기아도 2013㎡ 규모 전시관에서 중국 전략형 전기차 'EV5'와 내년 출시할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의 콘셉트카를 전시한다. 고성능차 EV6GT를 비롯해 K5·K3·스포티지 하이브리드·셀토스 등 다양한 신차와 양산차도 선보인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